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세 낀 매물 실거주 의무 연말까지, 실수요자 주거 상향 기회 보장할 것”… 대출 총량 목표는 1.5%로 하향 조정
정부가 지난 1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무주택자의 주택 매수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서울 강남권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임차인이 거주 중인 이른바 ‘세 낀 매물’을 살 때 적용됐던 실거주 의무 유예 기준이 기존 5월에서 올해 연말까지로 전격 연장됐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2026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금융지원 로드맵’ 브리핑을 통해 “무주택 실수요자가 행정적 제약 때문에 주거 상향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책 변화의 배경을 공식 확인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계약일’에서 ‘접수일’로… 행정 문턱 낮아졌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무주택자의 매수 조건 완화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5월 9일 이전 계약분에 한해 실거주 의무 유예 인정됐으나, 이제는 12월 31일까지 관할 구청에 허가 신청을 접수하기만 하면 임대차 계약 종료 시까지 실거주를 미룰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5월 3일 발표한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실수요자 보호 대책’의 연장선상에서, 2026년 현재 서울시 내 토지거래허가구역(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등)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행정 지침을 전격 수정한 것이다.
기존 제도는 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급박한 매매 일정 속에서 허가가 반려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하지만 기준이 ‘허가 신청 접수일’ 기준으로 변경되면서 매수자는 보다 안정적으로 자금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2025년 12월 11일 통계청(KOSIS)이 발표한 ‘주택보유현황 및 주거실태조사(확정치)’에 따르면, 서울 거주 무주택 가구의 42.7%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수 의사가 있음에도 ‘즉시 입주 의무’를 가장 큰 제약 요건으로 응답한 바 있다. 이번 정책은 이러한 현장의 고충을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한 사례다.
가계대출 총량 1.5% 관리… 보금자리론 금리 연 4%대 ‘신중한 접근’ 필요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와 동시에 가계부채의 양적 관리에는 고삐를 쥐는 모습이다.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는 지난해 1.7%에서 1.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는 가계부채가 전체 경제 시스템의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15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 분석 및 감독 방향’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전년 대비 0.03%포인트 상승한 0.38%를 기록하고 있어 금융권의 대출 심사는 더욱 정교해질 전망이다.
무주택자의 필수 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35~4.65%로 확정됐다. 지난 3월 25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공시 자료를 보면, 이는 2025년 하반기 대비 소폭 상승한 수준으로 글로벌 금리 추이와 조달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이번 관리 방안에서는 월별 및 분기별 목표제가 도입되어 분기 초에 대출 신청이 몰릴 경우 하반기에는 대출 문턱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금리 수준뿐만 아니라 대출 실행 가능 시점을 선제적으로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간이라는 자산 확보”… 전문가들이 바라본 정책 실효성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을 완화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은행 함영진 자산관리컨설팅센터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연장은 자금력이 부족한 무주택자들에게 ‘시간’이라는 귀한 자산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실거주와 자산 취득의 시차를 인정해준 이번 조치는 현실적인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장에서 거래를 중개하는 전문가의 시각도 일치한다. 전재호 한신부동산컨설팅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출 총량 규제가 여전한 만큼 행정적 규제라도 먼저 완화된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특히 토지거래허가 이후 4개월 내에 매수를 완료해야 하는 취득 조건을 고려할 때, 이번 연말까지의 기한 연장은 실수요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여유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수요자가 주의해야 할 실무적 체크포인트
무주택 실수요자가 이번 제도를 활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행정 절차의 소요 시간이다. 토지거래허가 처리 기간은 업무일 기준 15일이지만, 서류 보완이나 추가 증빙 요청이 있을 경우 실제로는 3주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잔금일은 최소 4주 이상의 충분한 여유를 두고 잡아야 한다.
또한, 허가 신청은 매도인과 매수자가 공동으로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사전에 서류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2024년 1월 30일 학술지 ‘주택금융연구’에 게재된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팀의 논문(‘고금리 시기 정책모기지의 주거 안정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정책 금융 상품을 이용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가구는 일반 시중은행 대출 가구보다 주거 불안 지수가 15.4% 낮게 나타났다. 이는 금리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의 안정성이 실수요자의 심리적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