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인 눈 비비기 습관이 각막 형태 변형시킨다”… 원추각막의 조기 진단과 예방책
국내 안과 학계는 청소년과 청년층 사이에서 급증하는 원추각막 발생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5년 12월 환자 통계에 따르면, 원추각막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전년 대비 약 7.4% 증가하며 매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원추각막은 안구 앞부분을 덮는 투명한 각막이 비정상적으로 얇아지면서 본래의 완만한 곡선을 잃고 원추형으로 돌출되는 비염증성 진행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시력 저하와 부정 난시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특히 성장기 청소년이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게서 빈번하게 관찰되는 습관적인 눈 비비기가 결정적인 촉발 요인으로 확인됐다.
각막의 형태가 변형되면 빛의 굴절 경로가 왜곡되어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번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초기에는 단순 근시나 난시로 오인하기 쉬워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의료계에서는 각막 지형도 검사(Corneal Topography)를 필수적으로 시행한다. 특히 2025년부터 보편화된 고해상도 펜타캠(Pentacam) 장비는 각막 전면뿐만 아니라 후면의 미세한 돌출까지 감지하여,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인 ‘잠복 원추각막’을 판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콜라겐 결합력 약화시키는 MMP-9 활성화… 기계적 마찰이 부른 생화학적 비극
눈을 비비는 행위가 각막을 변형시키는 기전은 이제 생화학적 연구를 통해 명확히 입증됐다. 2025년 4월 ‘대한안과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속적인 각막 마찰은 각막 세포 내 단백분해효소인 MMP-9(Matrix Metalloproteinase-9)의 과도한 활성화를 유도한다. 이 효소는 각막의 구조적 견고함을 유지하는 콜라겐 섬유를 분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각막의 지지 구조가 약해지면서 안구 내부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중심부가 앞으로 밀려 나오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재용 교수는 지난 2024년 5월 22일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각막은 한 번 얇아지면 다시 본래의 두께로 회복되지 않는 비가역적인 특성을 가진다”며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는 행위는 각막 조직의 수명을 스스로 단축하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이나 아토피 환자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강하게 비비는 경향이 있어 원추각막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한쪽 눈만 유독 심하게 비비는 환자의 경우, 해당 안구의 원추각막 진행 속도가 반대편보다 2배 이상 빠르다는 임상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실명 위기 초래할 수도”… 의료계와 환자가 전하는 현장의 목소리
원추각막은 단순한 시력 불편을 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각막 혼탁이나 급성 수종으로 진행되어 실명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나현 가든안과의원 원장은 “성장기 환자의 경우 각막 변형의 속도가 성인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기계적 자극 차단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환자들의 고통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아토피 질환을 앓으며 습관적으로 눈을 비벼온 박지민 씨(31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안경 도수가 잘 맞지 않는 줄로만 알았는데, 뒤늦게 원추각막 확진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현재 하드렌즈로 시력을 교정하고 있지만 장시간 착용 시 발생하는 이물감과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보건복지부는 과거 2022년부터 수행해 온 ‘학생 건강검진 제도 개선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청소년기 안과 검진 시 각막 곡률 이상 여부를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는 항목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각막 콜라겐 교차결합술(CXL)부터 링 삽입술까지… 현대 의학의 치료 솔루션
2026년 현재 원추각막 치료의 패러다임은 ‘진행의 원천 봉쇄’에 맞춰져 있다. 과거에는 하드렌즈(RGP)를 통한 물리적 교정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각막 콜라겐 교차결합술(CXL)이 표준 치료법으로 정착됐다. 이 시술은 각막에 리보플라빈(비타민 B2)을 도포한 후 특수 자외선을 조사하여 콜라겐 섬유 간의 결합을 화학적으로 강화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얇아진 각막의 강도를 높여 추가적인 돌출을 막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이 입증됐다.
만약 각막 변형이 심해 렌즈 착용이 어렵다면 각막 내 링 삽입술을 고려할 수 있다. 미세한 반원형 고리를 각막 기질 내에 삽입하여 각막 중심부를 평평하게 펴주는 방식이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각막 이식술이 시행되지만, 거부 반응 등의 위험이 따르므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눈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 손 대신 차가운 찜질이나 항히스타민 안약을 사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성장기 자녀가 안경 도수를 자주 바꾸거나 사물을 볼 때 눈을 자주 찡그린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 각막 지형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무관심과 잘못된 습관이 병을 키우는 가장 큰 적이라는 것이 2026년 안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