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이란 발전소 공격 5일간 유보 결정,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 속 국제유가 일시적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내 주요 발전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 계획을 5일간 전격 유보했다. 이번 결정은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위기 속에서 나온 극적인 조치로 평가받는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유보 결정이 외교적 해결을 위한 최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란 측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진정한 평화 의지가 아닌 ‘전술적 후퇴’로 규정했다. 이란 외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폭등하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인하하도록 유도하고, 동시에 자국 군의 추가적인 공격 준비 시간을 확보하려는 속셈이라며 강력히 반박했다. 이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며 서방의 압박에 맞서고 있으며, 미국이 공격을 멈추지 않는 한 해협 봉쇄 해제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제3차 오일쇼크급 위기감
이번 중동 사태는 과거 1970년대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합산한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6년 현재 글로벌 공급망은 그 어느 때보다 상호 의존적이며,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실질적인 물류 마비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 부족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공격 유보 소식에 국제 유가는 일시적으로 급락했으나, 이는 공급망 정상화에 대한 확신보다는 군사적 충돌의 즉각적 위협이 한풀 꺾인 데 따른 심리적 안도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격 유보를 넘어 해협 내 선박들의 안전한 통항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국들의 엇갈린 반응과 역내 질서 재편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국들은 미국의 공격 유보 결정을 일단 환영하면서도 중동 사태의 조기 종식에 대해서는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 우방국들은 이번 5일간의 유예 기간 동안 이란과의 막후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걸프 국가는 이번 사태를 통해 이란의 군사적 영향력이 실질적으로 약화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에너지 시설과 군사 인프라가 타격을 입을 경우 역내 힘의 균형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석유 수출 터미널이 이란의 보복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감도 공존하고 있어, 미국의 최종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충돌은 향후 5일간의 유예 기간이 끝난 뒤 국제 사회의 대응 방안을 도출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선주들의 통항 재개 의지가 실질적 공급 회복의 관건
국제 유가는 공격 유보 발표 직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일 대비 10.4% 하락하고 브렌트유가 10.9% 급락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는 최근 며칠간 이어진 유가 급등세에 대한 기술적 반락이자, 확전 가능성이 낮아진 데 따른 시장의 즉각적인 대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가 하락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질적인 원유 수급 회복은 미국이나 이란의 정치적 수사가 아닌, 실제 바다 위를 항해하는 선주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 글로벌 대형 선사들과 유조선 선주들은 호르무즈 해협 내의 군사적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한 통항 재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선박 보험료의 폭등과 선원들의 안전 문제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기능 마비가 지속될 경우, 유가는 다시 상향 압력을 받으며 ‘더블 딥(Double-dip)’ 형태의 가격 폭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향후 5일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한 시험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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