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10원 돌파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 정부 ‘환율안정 3법’ 핵심인 RIA 계좌 전격 출시로 시장 방어 총력전
지난 23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일제히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Reshoring Investment Account)’를 선보였다. 이는 어제(23일) 원-달러 환율이 1,51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엄중한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긴급 처방이다. 당초 환율안정 3법(조세특례제한법 등)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기획재정부는 환율 변동성이 임계점을 넘었다고 판단하여 법안 부칙의 소급 적용 조항을 근거로 출시 시점을 앞당겼다.
지난 1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조특법 개정안에 따르면, 시행 전 가입 계좌도 시행일에 가입한 것으로 간주하여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해외 증시에 묶여 있는 수십조 원 규모의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로 급격히 유턴시켜 달러 공급을 늘리고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양도세 100% 면제의 파격 혜택과 ‘체리피킹’ 방지 장치
RIA 계좌의 가장 강력한 유인책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의 한시적 감면이다. 현행법상 해외주식 투자자는 연간 250만 원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22%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RIA 계좌를 통하면 매도 금액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이를 대폭 아낄 수 있다. 특히 올해 5월 31일까지 해외주식을 매도하여 원화로 환전할 경우 양도세가 100% 면제되는 파격적인 조건이 붙었다. 하지만 혜택이 큰 만큼 사후 관리 규정도 엄격하다.
지난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관계자는 “세제 혜택만 챙기고 다시 해외로 자금을 빼내는 ‘체리피킹’을 막기 위해, RIA 계좌 가입자가 같은 해 다른 계좌로 해외주식을 새로 매수할 경우 그 금액만큼 공제 대상에서 차감하는 엄격한 산식을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수익 실현을 돕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내 자본시장 안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설계다.
노인장기요양보험 5등급 인지활동형 서비스, 치매 어르신의 찬란한 내일을 열다
1년 의무 보유와 자산 이동,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실질적 리스크
투자자가 RIA 계좌를 이용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지점은 ‘1년 의무 보유’ 기간이다. RIA 계좌로 입금된 해외주식 매도 대금은 반드시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ETF(국내주식 비중 80% 이상)에 투자되어야 하며, 이를 1년 내에 인출할 경우 감면받은 세액에 이자 상당액까지 가산하여 추징당하게 된다.
지난 23일 발표된 미래에셋증권의 RI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수시로 인출이 가능하지만 ‘납입 원금’ 자체를 건드리는 순간 계약 해지로 간주된다. 또한 2025년 12월 23일까지 보유했던 주식만 입고가 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1년간 자금이 묶이는 ‘기회비용’과 ‘원금 손실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세재정연구원 측은 2026년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세제 혜택이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약화를 상쇄할 만큼 충분한지는 투자자 개개인의 포트폴리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증권업계 ‘서학개미 모시기’ 경쟁과 환율 방어의 실효성
국내 증권사들은 RIA 출시와 맞물려 파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은 RIA 계좌를 통한 해외주식 매도 및 환전 수수료를 12월 말까지 전액 면제하거나 우대하는 혜택을 내걸었다. 심지어 미국 주식 매도 시 발생하는 SEC 수수료까지 지원하는 등 고객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열기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환율 방어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환류 자금 규모가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도세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지난 23일 인사청청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서 “RIA는 외환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한 다각도 처방 중 하나”라며 “향후 환율안정 3법의 나머지 축인 환헤지 파생상품 세제 혜택과 해외 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 확대를 통해 입체적인 방어막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신이 좋아할만한 기사
꽃, 시간을 물들이다: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 과거와 미래를 잇는 화훼의 향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