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트럼프의 중동 협상, “완벽한 합의 원한다” 트럼프의 대이란 압박과 백악관의 신중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둘러싸고 특유의 강력한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이란과의 협상 현황에 대해 “지금까지는 그들이 우리가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란이 협상 타결을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요구 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되지 않을 경우 군사적 공세를 재개해 일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공습 재개도 불사하겠다는 벼랑 끝 전술이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 국영 방송의 보도와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시장의 혼선을 키웠다. 앞서 이란 국영 매체는 양국 간의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이 마련됐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과 경로 관리 및 해상 봉쇄 해제 등의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은 이란 측의 보도를 즉각 부인하며 해당 MOU 초안이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외교적 해법을 최우선으로 두면서도 군사적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의 ‘화전양면’ 전술은 중동 정세의 종전 기대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자극하는 요소가 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분쟁 자체보다는 미·중 관계와 자국 내 정치적 이해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길 소지가 크다고 진단한다.

관세 재부과 예고한 무역대표부와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 경계령
중동의 지정학적 안개가 걷히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드라이브는 글로벌 공급망과 물가에 새로운 부담으로 부상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글로벌 관세의 재부과를 예고하며 통상 압박의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관세 인상이 초래할 수 있는 고물가 고착화를 막기 위해 인플레이션 제어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나섰다. 관세 부과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간신히 안정세에 접어든 소비자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럽 금융권의 시각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금융시장이 잠재적 위험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ECB의 주요 인사들은 중동 전쟁의 장기화 및 전개 양상이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인프라에 미칠 물가 파급 효과를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급망 교란과 보호무역 정책이 결합할 경우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불필요한 오해 줄이고 신뢰 쌓는다, 병원장협(서울지회), 심평원 서울본부 만남의 장 가져
닷컴 열풍과 다른 AI 낙관론, 미국 국채금리와 증시 견인
이처럼 복합적인 매크로 악재 속에서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탱하는 거대한 버팀목은 인공지능(AI)에 대한 강력한 신뢰이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세는 단순한 인플레이션 우려만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이 가져올 생산성 향상과 경제 체질 개선에 대한 낙관론이 깊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기술 혁신이 장기적인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채를 매도하고 위험자산 선호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AI 투자가 주도하고 있는 최근의 미국 증시 흐름은 과거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 열풍 시기와는 근본적으로 구조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에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폭등했다면, 현재의 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현금 창출 능력과 실질적인 매출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은 대체로 제한적인 수준에서 통제되고 있으며, 기술주 중심의 상승 랠리가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방어하는 양상이다.

소폭의 강보합 마감한 국제금융시장과 원·달러 환율 동향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술주 낙관론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국제금융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S&P500지수와 유로 Stoxx600지수는 중동전쟁의 종전 기대감이 불씨를 유지함에 따라 각각 0.02% 상승하며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는 언급을 내놓은 직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유입되며 소폭 상승(+0.1%)으로 반전됐다.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유로화 가치는 약보합을 보였고, 엔화 가치는 0.1%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유가 하락에 따른 고물가 우려 후퇴 등을 반영하며 -0.2bp 수준의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ECB 일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전해지면서 1bp 상승했다. 한편 뉴욕 차외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개월물 종가는 1501.2원을 기록했다. 이는 스왑포인트를 감안할 시 1502.4원으로 전일 대비 0.08% 상승한 수치이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하락세를 보이며 국내 금융시스템의 대외 신인도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신이 좋아할만한 기사
귀를 팠는데 왜 기침이 날까? 한국인 20%가 경험하는 ‘아놀드 반사’의 정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