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461억 추경 투입해 취약계층 보호… 위기가구 생계급여 직권 신청, 공무원 면책 규정으로 적극행정 토대 구축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실물 경제를 위협하는 가운데, 정부가 위기가구 발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당사자 동의’의 벽을 허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5일, 담당 공무원이 수급권자의 동의 없이도 생계급여를 대신 신청할 수 있는 ‘직권 신청’ 절차를 마련하고, 현장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면책 규정을 신설해 이달 중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IMF(국제통화기구)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2026년 물가 상승률은 2.5%로 예상되며 중동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민생 안정을 위해 총 3,461억 원의 제1차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취약계층과 청년, 의료공백 해소에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동의의 덫’에 걸린 복지 사각지대 해소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1조제2항에 따르면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이 생계급여를 직권으로 신청할 수는 있으나, 반드시 수급권자의 사전 동의와 금융정보 제공 서면동의를 거쳐야 한다. 이로 인해 당사자가 지원을 거부하거나,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아동의 친권자가 신청을 거부할 경우 사회적 최후 안전망이 작동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일건 지자체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수차례 설득해도 거부당하면 방법이 없다는 공무원들의 하소연이 잇따랐다”라며 “특히 보호자의 방임 속에 방치된 미성년자의 경우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가장 먼저 희생됐다”라고 현장의 실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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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발달장애인 우선 적용… ‘선 지원 후 보완’ 원칙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당사자 동의 생략’과 ‘간소화된 조사’다. 긴급복지 지원 이력이 있는 위기가구 중 미성년자나 발달장애인 등 스스로 동의할 수 없는 가구원이 있고, 친권자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동의를 받기 어려운 경우 공무원이 즉시 직권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사회보장급여법 상 심신미약·심신상실 시 동의 없이 직권 신청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생계급여에도 명시적으로 적용한 결과다.
조사 단계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금융재산 조사를 제외하고 소득과 일반재산 정보만으로 급여를 우선 결정한다. 신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금숙 교수는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 금융 정보 조회를 위해 2~4주를 소요하는 것은 골든타임을 놓치는 행위”라며 “이번 조치는 행정적 절차보다 생존권을 우선시한 진일보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 3개월 이내에 금융정보를 보완해야 하며, 미제출 시에는 수급이 중지된다.

“실수해도 괜찮다” 공무원 면책권 강화
현장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대상자를 발굴할 수 있도록 강력한 보호 장치도 마련됐다. 금융정보 사후 보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다 지급분에 대해 환수를 면제하는 ‘환수 특례’를 지침에 명문화했다. 이는 적극행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마련된 조치로,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과실에 대해 면책을 추정할 수 있도록 하여 공무원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동전쟁 대응 민생 안정을 위해 제1차 추가경정예산 3,461억 원을 확보했으며, 이를 취약계층과 청년, 의료공백 해소 등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개선방안을 4월 중 지자체에 배포하고, 연내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정은경 장관은 “비상경제 상황에서 복지 사각지대는 더 깊고 넓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 직권 신청 개선과 함께 아동 돌봄 등 가구별 특성에 맞춘 종합적인 위기가구 지원 강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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