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속에 치아가 수십 개? 복합 치아종 치아 조직이 뭉쳐 발생하는 양성 종양
잇몸 속에 치아와 유사한 조직이 수십 개나 들어차 있는 ‘복합 치아종’이 성인 건강의 새로운 위협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치아종은 치아를 형성하는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발육하여 덩어리진 양성 종양을 의미한다. 초기에는 통증이나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를 방치할 경우 종양이 커지면서 주변 턱뼈를 녹이거나 정상적인 치아의 위치를 변형시키는 등 심각한 구강 내 합병증을 유발한다. 2024년 기준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의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는 정기적인 방사선 검사를 통해 치아종의 유무를 조기에 파악하고, 발견 즉시 적출 수술을 진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복합 치아종의 정의와 발생 원인 및 유형별 특징
치아종은 크게 ‘복합 치아종(Compound Odontoma)’과 ‘복잡 치아종(Complex Odontoma)’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복합 치아종은 작은 치아 형태의 조직들이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상태로, 주로 앞니 부근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반면 복잡 치아종은 치아 조직들이 무질서하게 섞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비정형 덩어리로 나타나며 어금니 부위에서 주로 관찰된다. 2021년 3월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지에 논문 [치아종의 임상적 분석: 132례 보고]를 발표한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악안면외과 권대근 교수는 “치아종은 치아 형성기에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발생하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감염이나 외상 혹은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연구 사례 중 약 60% 이상이 무증상 상태로 수년 이상 지속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장기에 치아종이 발생하면 영구치가 제자리에 나오지 못하게 방해하는 장애물 역할을 한다. 이는 치열 어긋남이나 부정교합의 원인이 된다. 성인의 경우에도 치아종 주변으로 물혹(낭종)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 낭종이 커지면서 턱뼈를 점진적으로 침식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권대근 교수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치아종을 방치할 경우 인접 치아의 치근 흡수율이 약 20%에 달하며, 안면 비대칭이나 턱뼈 골절의 위험성까지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각 증상 없는 침묵의 종양과 정밀 진단의 필요성
복합 치아종이 무서운 이유는 통증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잇몸이 붓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날 정도면 이미 종양이 상당히 커져 주변 조직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일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환자는 사랑니 발치를 위해 치과를 방문하거나 일반적인 스케일링 전 촬영하는 파노라마 엑스레이 검사에서 우연히 종양을 발견하게 된다. 산본효치과의원 한태인 원장은 “복합 치아종은 일반적인 방사선 사진에서 불투명한 하얀색 덩어리로 관찰되며 3D CT 촬영을 통해 주변 신경관과의 거리나 종양의 정확한 크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한 잇몸 비대증이나 과잉치로 오인하여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없도록 전문적인 영상 판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 과정에서는 종양의 경계가 명확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복합 치아종은 양성 종양이기 때문에 전이되지는 않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정상 치아의 뿌리를 흡수해 멀쩡한 치아까지 뽑아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이채나 교수팀의 연구 데이터에 의하면 치아종 환자의 약 70%가 20대 이하에서 발견되지만, 치과 방문이 뜸한 30~40대 성인층에서도 숨겨진 치아종이 턱뼈 낭종(물혹)으로 이행되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정기 검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수술적 적출 치료 과정과 재발 방지 및 사후 관리
치아종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적 제거다. 약물치료로는 종양을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잇몸을 절개하고 턱뼈 속의 종양을 긁어내는 소파술이나 적출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국소마취 또는 전신마취 하에 진행된다. 종양을 감싸고 있는 낭종 벽까지 깨끗하게 제거해야 재발 확률을 낮출 수 있다. 2023년 6월 대한구강내과학회지에 발표된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내과 김기석 교수의 논문 [하악골에 발생한 복합 치아종의 증례 보고 및 문헌 고찰]에 따르면, 종양 제거로 인해 발생한 턱뼈 내 빈 공간이 클 경우에는 인공 뼈 이식을 통해 뼈의 강도를 보강하는 절차가 추가되기도 한다.
수술 후에는 일정 기간 동안 해당 부위의 감염을 예방하고 뼈가 정상적으로 차오르는지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복합 치아종은 한 번 완벽하게 제거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드물게 남아있는 조직 조각에서 다시 종양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술 후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방사선 검사를 시행하여 수술 부위의 회복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이 현재의 표준 진료 지침이다. 특히 치아종 제거 후 인접 치아의 수명 연장과 턱뼈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구강 위생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정기 검진을 통한 구강 내 양성 종양 예방과 결론
구강 내 발생하는 양성 종양은 자각 증상이 없어 ‘조용한 파괴자’로 불리기도 한다. 복합 치아종 역시 마찬가지로, 아무런 예고 없이 턱뼈 내부에서 치아 조직을 증식시켜 뼈 구조를 약화시킨다. 이를 예방하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은 국가구강검진 주기인 2년에 1회 혹은 고위험군의 경우 최소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방사선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다. 현재 성인 중 잇몸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치과 검진을 미루는 이들이 많으나, 이는 잠재적인 종양의 위험을 키우는 행위가 될 수 있다. 턱뼈 손상이 심해지기 전에 발견하여 제거하는 것이 신체적 통증과 경제적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구강 건강의 기본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확인하는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팩트를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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