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 확정… 장애인의 건강한 삶을 위한 국가적 대전환이 시작
정부가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과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향후 5년간의 청사진을 담은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나선다. 이번 계획은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수립된 최초의 법정 종합계획으로, 장애인이 아플 때뿐만 아니라 회복과 일상 관리까지 전 생애 주기에 걸쳐 국가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었다. 그동안 분절적으로 운영됐던 장애인 건강 정책을 하나로 통합하고, 의료 현장에서 장애인이 겪는 장벽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분절된 의료기관을 하나로, ‘장애친화병원’ 모델의 도입과 확산
지금까지 장애인들은 진료 과목이나 질환에 따라 산부인과, 검진기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등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정부는 이러한 분절적인 구조가 장애인의 의료 이용 체감도를 낮추는 핵심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여러 전문 기능을 한곳에 모은 (가칭)장애친화병원을 새롭게 도입한다. 장애친화병원은 장애인 건강검진, 장애친화 산부인과,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등 세부 기능을 3개 이상 수행하는 의료기관을 의미하며, 2030년까지 전국 시·도별로 1개소 이상, 총 8개소 지정을 목표로 한다.
이곳에서는 장애인 전용 창구가 운영되어 예약부터 진료, 수납까지 전 과정이 원스톱으로 지원된다. 특히 전담 코디네이터와 수어 통역사가 배치되어 의사소통의 장벽을 낮추고, 대기 시간이 길어 진료가 힘든 중증 장애인을 위한 우선 진료 시스템인 ‘패스트트랙’이 구축된다. 또한 의료진의 장애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교육 강사로 참여하는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장애인 진료에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을 고려한 건강보험 보상 방안도 2028년 적용을 목표로 연구를 추진한다. 이는 병원 문턱을 낮추는 것을 넘어, 의료진이 장애인 진료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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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받는 재활과 통합 돌봄, ‘병원-지역사회’ 선순환 구조 마련
장애인의 평균 입원 일수는 20.1일로, 전체 인구 평균인 2.7일에 비해 약 7.4배나 길다. 이는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재활 서비스를 받지 못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는 ‘회복의 단절’ 현상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권역재활병원과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퇴원 후 살던 곳에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장애인 의료-요양 통합돌봄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방문재활 서비스의 본격적인 도입이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기 힘든 장애인을 위해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 마련된다. 또한 시설에서 퇴소하거나 병원에서 퇴원하는 장애인에게는 주거환경 개선비와 건강검진비, 보조기기 구매비 등을 연계 지원해 자립을 돕는다. 학교에 다니는 중도 장애 학생들을 위해서는 학교 내 간호 인력을 배치하거나 순회 지원을 강화해 교육권과 건강권을 동시에 보호한다. 아울러 생활체육 참여가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재활치료와 생활체육의 중간 단계인 ‘재활운동’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전국 17개 시·도에 장애인 체력인증센터를 운영해 체계적인 신체 활동을 지원한다.

선제적 예방과 맞춤형 관리, 췌장장애 신설 등 등록 기준의 합리화
일상적인 건강 관리 체계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을 현재 25개소에서 2027년까지 112개소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시설 기준 합리화와 최신 장비 보급을 통해 검진의 질을 높인다. 검진 결과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된 ‘유소견자’에게는 사후 관리를 위해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나 건강 주치의와 연계하여 후속 진료와 건강 교육을 제공한다. 이는 질병의 조기 발견을 넘어 지속적인 사후 관리까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장애 등록 제도 역시 현실에 맞게 개편된다. 1형 당뇨 환자와 췌장 이식 환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췌장장애’가 새롭게 신설되어 2026년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심장, 호흡기, 간, 장루·요루 등 소수 장애인들의 등록 기준을 완화하고 합병증 인정 범위를 확대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여성 장애인을 위해서는 임신과 출산 중심의 지원에서 나아가 여성암 검진과 부인과 진료 등 생애 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건강 관리 체계로 전환한다. 발달 장애 아동의 경우 조기 발견이 중요한 만큼 시·도별 장애아동지원센터를 설치해 영유아 검진과 복지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연계한다.
데이터로 정교해지는 정책 기반, 미래 기술로 여는 장애인 건강 혁신
이번 종합계획의 마지막 핵심 전략은 근거 중심의 정책 추진을 위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기술 혁신이다. 국가 건강 통계에 장애인 구분을 추가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건강 격차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감염병 실태 조사 시에도 장애인 특성을 반영한 관리 현황을 파악한다. 장애 등록 전후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시계열 분석을 통해 2차 장애 발생 원인과 시점을 규명하고, 이를 예방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
미래 기술인 로봇과 AI를 활용한 재활 연구도 가속화된다. 장애인과 돌봄 인력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착용형 돌봄 로봇, 소아용 재활 로봇, 시각 장애인용 보행 내비게이션 등 실생활 체감형 보조기기 R&D를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연구 과제 선정 단계부터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가 기술 개발에 반영되도록 했다. 정부는 매년 이행 실적을 점검하고 2027년 하반기에 중간 평가를 실시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번 종합계획을 통해 장애인 미충족 의료 이용률을 17.3%에서 16.4%로 낮추고, 주관적 건강 인지율을 20%에서 25%까지 끌어올려 장애인 누구나 건강한 삶을 누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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