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지침, 현장 실태 외면한 반쪽짜리 정책 논란
📢 핵심 3줄 요약
1. 보건복지부가 2026년 9월 29일부터 시행한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이 간호조무사를 인력 기준에서 배제해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2.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동네의원 간호 인력의 82.5%인 9만 5천 명의 간호조무사를 외면한 지침이 의료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주장했다.
3. 협회는 실질적인 만성질환 관리를 담당하는 간호조무사의 다학제 팀 포함과 현장 중심의 실질적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29일,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는 보건복지부가 당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의 인력 기준이 현장 실태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공식 성명서를 통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간무협은 이번 사업이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일차의료를 강화하겠다는 본래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세부 지침에 담긴 인력 구성안은 동네의원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의 이번 지침에 따르면, 단독 참여 의원이 3,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의사 2명, 전담간호사 1명, 그리고 겸직이 가능한 ‘그 외 인력’ 1명을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 여기서 ‘그 외 인력’은 영양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1급 사회복지사 등 5개 직종으로만 한정됐다. 이에 대해 간무협은 대한민국 동네의원 간호 인력의 절대다수인 82.5%, 약 9만 5,000명에 달하는 간호조무사의 역할이 사업 설계 단계에서부터 완전히 배제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왜 9만 5천 명의 간호조무사는 ‘그 외 인력’에서도 제외됐을까?
간무협은 성명서를 통해 대한민국 동네의원 10곳 중 8곳 이상이 원장 1인과 간호조무사 1~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지방 소재 의원이나 소규모 동네의원의 경우 간호사 구인난이 심각한 수준이며, 상주하는 영양사나 사회복지사를 고용하고 있는 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간무협은 보건복지부가 내건 인력 기준이 평범한 동네의원들에게는 넘기 힘든 문턱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원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력을 채용해야만 지원금을 주겠다는 방식은 결국 소수의 대형 의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게 만들고, 대다수의 풀뿌리 의원들은 사업 참여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는 의료 혁신이 아니라 오히려 의료계 내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만성질환 관리의 실질적 주역은 누구라고 보아야 하나?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은 만성질환자의 혈압과 혈당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복약 지도와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일상적인 케어 서비스다. 간무협은 이러한 업무를 매일 진료실과 처치실에서 의사와 함께 수행해온 주체가 바로 간호조무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환자를 돌보는 인력은 배제한 채, 실제 의원에 상주하지도 않는 특정 직역들만 인력 기준에 포함시킨 것은 정책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간무협은 정부가 특정 직역의 눈치를 보느라 유용한 의료 자원인 간호조무사를 내팽개쳤다고 비판했다. 정책이 현장과 괴리되어 작동할 경우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만성질환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미 현장에 배치되어 업무를 수행 중인 간호조무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유연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보건복지부는 일차의료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간무협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세 가지 핵심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동네의원의 참여를 가로막는 높은 인력 문턱을 낮추기 위해 관련 지침을 즉각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둘째, 다학제 팀의 구성 요소인 ‘그 외 인력’ 범위에 직무 교육을 이수한 간호조무사를 포함시켜 실질적인 사업 참여의 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했다. 셋째, 소수 대형 의원 중심의 행정 편의주의에서 벗어나 모든 동네의원이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간무협은 정책이 현실에 뿌리를 내려야만 진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간호조무사와 위기에 처한 일차의료 기관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일차의료 현장을 바로 세우기 위해 이번 사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전하며, 협회 차원에서도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