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에 둔 이 식물, 야간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 올바른 침실 식물 배치와 산소 배출 CAM 식물 선택법
많은 사람이 실내 공기 정화와 심리적 안정을 위해 침실에 다양한 식물을 배치하고 있으나, 야간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여 수면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식물은 낮 동안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배출하지만, 빛이 없는 밤에는 호흡 작용을 통해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침실 공간에서 지나치게 많은 식물을 키울 경우,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며 뇌의 각성 상태를 유도해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수면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민감한 호흡 중추가 자극되어 호흡이 깊어지거나 가빠질 수 있으며, 이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깊은 잠(서파 수면)의 비중을 줄인다. 불면증을 앓고 있거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이러한 환경은 수면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침실 환경을 조성할 때는 식물의 생리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밤에도 산소를 내뿜는 특수한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권장된다.

식물의 야간 호흡과 실내 공기질의 상관관계
식물은 생존을 위해 24시간 내내 호흡을 한다. 낮에는 광합성량이 호흡량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산소를 방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밤이 되면 광합성이 중단되면서 호흡을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만 남게 된다. 2006.10.31. 한국조경학회지에 게재된 고려대학교 심우경 교수팀의 연구(‘실내 조경식물의 야간 이산화탄소 방출량과 주간 흡수량 비교’) 결과에 따르면, 일부 관엽식물은 야간에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미세하게 상승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공간의 체적 대비 식물의 부피가 과도할 경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증가하며, 이는 쾌적한 수면을 위한 기준 농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좁은 침실에 잎이 넓고 큰 대형 식물을 여러 개 두는 행위를 경고한다. 잎의 면적이 넓을수록 기공을 통한 가스 교환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이나 냉방기를 가동하는 여름철처럼 창문을 닫고 생활하는 시기에는 실내 공기 정체 현상이 심화되어 이산화탄소 농도가 쾌적 범위인 800~1,000ppm을 초과할 수 있다. 이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무겁거나 두통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밤에 산소를 내뿜는 CAM 식물의 기전
모든 식물이 밤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 다육식물이나 선인장류, 난초과 식물 중 일부는 ‘CAM(Crassulacean Acid Metabolism) 대사’라는 특수한 광합성 경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낮에는 기공을 닫고, 기온이 낮은 밤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CAM 식물은 침실에 두었을 때 야간 산소 농도를 유지하거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역할을 수행한다.
2015.02.28. 원예과학기술지에 발표된 건국대학교 손기철 교수팀의 연구(‘CAM 식물의 야간 CO2 흡수량과 공기정화 효과 분석’) 결과, 산세베리아와 호접란, 카란코에 같은 CAM 식물은 야간에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효과적으로 저감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일반 관엽식물을 거실에, CAM 식물을 침실에 분리 배치했을 때 전체적인 실내 공기질 관리에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특히 산세베리아는 다른 식물보다 야간 이산화탄소 흡수 효율이 높고 음이온 발생량도 많아 침실용 식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침실 건강을 위한 전문가의 제언과 배치 전략
식물 배치는 주거인의 호흡기 건강과 직결된다. 침실의 크기와 환기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플랜테리어는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식물을 들여놓기 전 해당 식물의 대사 방식을 먼저 확인하고 공간의 용도에 맞게 배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019.03.20. 농촌진흥청 보도자료에서 김광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식물은 종류에 따라 탄소 흡수와 배출 시간이 다르므로, 침실에는 밤에 산소를 방출하는 산세베리아, 스투키, 선인장, 호접란, 에케베리아 등을 배치하는 것이 수면 환경 개선에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과장은 “식물로 공기 정화 효과를 보려면 거실을 기준으로 3.3㎡(1평)당 대형 화분 1개 정도가 적당하며, 침실의 경우 이보다 적은 수량의 CAM 식물 위주로 배치하라”고 덧붙였다. 과도한 식물 배치는 야간 이산화탄소 문제뿐만 아니라 여름철 습도 과다로 인한 진드기 및 곰팡이 번식의 위험도 수반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침실 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관엽식물은 거실이나 베란다로 옮기고, 침실에는 CAM 대사를 하는 식물을 소량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아무리 공기 정화 식물을 두더라도 주기적인 자연 환기를 대체할 수는 없으므로 하루 최소 3번, 10분 이상의 환기를 통해 실내 오염 물질을 배출해야 한다. 올바른 식물 선택과 관리법은 숙면을 돕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만드는 첫걸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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