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베트남 은행 예금 투자, 금리 유혹의 실체와 베트남 예적금의 함정, 환율·정치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베트남 은행 금리, 정말로 9%까지 가능한가?
최근 유튜브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베트남 은행 예금 금리가 연 9%에 달한다는 정보가 퍼지고 있다. 이는 분명 놀라운 수치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반적인 대형 은행에서는 보기 어려운 금리다.
일부 소규모 은행이나 특수 조건에서만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금리일 뿐,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특히 2025년 4월 현재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인플레이션 관리와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안정화 기조로 유지하면서, 메이저 은행들의 실질 수신 금리는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이자율 9%에 현혹되어 섣불리 큰 금액을 투자했다가는 손해를 입을 수 있다.

고금리의 이면, 리스크도 함께 따라온다
베트남의 일부 은행이 제공하는 높은 금리는 그만큼의 리스크를 수반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다는 것은 은행의 신용도가 낮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파산 위험이 높거나 자금 사정이 불안정한 은행일수록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고금리를 내건다는 것이다.
신용 등급이 낮은 은행에 큰 금액을 예치하는 것은 예금자의 입장에서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주요 베트남 은행 이자율, 실제 수준은?
베트남 최대 상업은행 중 하나인 ‘에컴은행’의 12개월 예금 이자율은 연 4.6% 수준이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은행도 4.7% 정도에 불과하다.
사이공은행이 비교적 높은 5.7%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이는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신호다. 신한은행 베트남 지점이나 VIB은행 등 메이저 은행들도 이자율은 대부분 4~5%대에 머무른다. 이에 대해 윤수현 모 금융서비스 본부장은 “2024년 말 사이공상업은행(SCB)의 대규모 횡령 사건 이후 베트남 금융당국의 감독이 대폭 강화되었다”며 “현재 시점에서 7~9%대 고금리를 제안하는 은행은 자산 건전성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곳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일반적인 한국 투자자들이 접근 가능한 이자율은 기대만큼 높지 않다.

예금자 보호 한도, 한국보다 낮다
베트남 예금자 보호제도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한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는 1인당 5천만 원까지다. 반면 베트남은 1억 2,500만 동, 환율로 환산하면 약 680만 원에 불과하다. 금융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실제 보장받을 수 있는 금액이 매우 낮기 때문에 예금액이 클수록 전액 손실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따라서 예금처를 선택할 때 반드시 은행의 규모와 신용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베트남의 장점: 이자소득세가 없다
한국과 달리 베트남은 개인 예금 이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이는 정부가 개인의 금융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 이자에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에 계산이 단순하고 실질 수익률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혜택도 앞서 언급한 리스크들을 모두 상쇄할 만큼 절대적인 장점이 되지는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 또한 “베트남은 비거주자 외국인의 계좌 개설 및 송금 규정이 2025년 들어 더욱 까다로워졌다”며 “현지 노동 허가나 거주증 없이 원격으로 자금을 예치한 경우, 추후 한국으로의 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지는 ‘금융 고립’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활비 기준으로 본 은퇴 생활 가능 금액
베트남에서 은퇴 후 편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매월 200만 원 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월 200만 원의 이자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연 5%의 이자율 기준으로 약 5억 원의 예치금이 필요하다. 이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한국에서 5억 원을 예치하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베트남까지 갈 이유가 있는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은퇴를 고민 중인 김현수(62세) 씨는 “유튜브 광고만 보고 베트남 이민을 꿈꿨으나, 5억 원이라는 큰 자산을 보호장치가 허술한 해외 은행에 맡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고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고 토로했다.
환율 리스크, 자산 가치 하락 우려
베트남 동(VND)은 달러나 원화 대비 지속적인 약세를 보여왔다. 과거 100달러가 150만 동 수준이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현재는 250만 동 이상이 필요하다. 이는 베트남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2025년 4월 14일 기준, 달러 대비 베트남 동 환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25,000동 선을 돌파하며 가파른 가치 하락을 보이고 있다.
동화로 예금하면 이자 수익은 발생할 수 있지만, 환차손까지 고려하면 실질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특히 장기 거주 후 자금을 한국으로 환전할 경우, 환율 변동에 따라 큰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정치 체제에 따른 금융 통제 리스크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다. 따라서 국가 비상사태나 특별한 정책적 결정이 내려질 경우, 외국인의 자산에 대한 통제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계좌 동결이나 출금 제한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베트남 정부가 자국 내 외환 보유고를 사수하기 위해 외국인의 달러 환전을 더욱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현 상황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물론 이러한 리스크는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으나,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자산 보호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베트남 예적금 투자
요약하면, 베트남 예적금은 과거에 비해 매력도가 떨어진 상품이다. 기대만큼 고금리를 제공하지 않을뿐더러, 환율 리스크와 정치 체제에 따른 불확실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예적금 이자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장점은 있지만, 전반적인 리스크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
은퇴 후 해외 생활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금융 환경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베트남에서의 예적금 투자는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의 신중함이 반드시 요구된다.
금융전문가들은 2025년의 불안정한 환율 시장을 고려할 때, 확정되지 않은 고금리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국내 금융권의 외화 예금 상품을 통한 간접 투자가 훨씬 현명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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