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가 수명을 결정한다, 아디포카인 분비가 혈관 노화에 미치는 영향
복부 비만은 단순한 체형의 변화가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 신호로 인식된다. 특히 허리둘레의 증가는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었음을 시사하며, 이는 수명과 직결되는 다양한 대사 질환의 시발점이 된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내장지방을 단순한 에너지 저장 창고가 아닌, 인체의 대사 조절을 교란하는 거대한 내분비 기관으로 정의한다.
내장지방 세포는 스스로 ‘아디포카인(Adipokine)’이라 불리는 다양한 생물학적 활성 물질을 분비하며, 이 중 일부는 혈관을 공격하고 전신 염증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로 작용한다. 복부 비만이 심각한 직장인일수록 이러한 독성 물질의 노출 빈도가 높으며, 이는 결국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의 기능적 차이와 유해성
비만은 지방이 축적되는 부위에 따라 피하지방형과 내장지방형으로 구분된다. 피부 바로 밑에 쌓이는 피하지방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비교적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복강 안쪽 장기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내장지방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내장지방은 간문맥과 인접해 있어 여기서 분비되는 지방산과 염증 물질이 간으로 직접 유입되기 쉽다. 이는 간의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현재 많은 연구는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의 양이 심혈관 질환 발생률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같은 체질량지수(BMI)에서도 내장지방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여 허리둘레 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 노화를 촉진하는 아디포카인의 작용 기전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아디포카인으로는 종양괴사인자(TNF-α), 인터루킨-6(IL-6), 레지스틴 등이 있다. 이러한 물질들은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유도한다. 혈관 내피세포는 혈압을 조절하고 혈전 형성을 억제하는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데, 아디포카인의 공격을 받으면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진행된다.
반면, 혈관을 보호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유익한 아디포카인인 ‘아디포넥틴’은 내장지방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분비량이 감소한다. 즉, 내장지방의 증가는 독성 물질의 증가와 보호 물질의 감소라는 이중의 악재를 불러오는 셈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결국 혈관의 생물학적 나이를 빠르게 먹게 하여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진다.

복부 비만이 유발하는 전신 염증과 대사 질환
내장지방의 유해성은 혈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내장지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염증 매개 물질은 혈액을 타고 전신을 순환하며 다양한 장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췌장의 베타세포를 손상시켜 당뇨병을 유발하고, 근육에서의 당 흡수를 방해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심화시킨다. 또한 콩팥 주변에 쌓인 지방은 물리적인 압박과 함께 염증 반응을 일으켜 고혈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이를 ‘대사 증후군’이라는 하나의 복합적인 질환군으로 관리하고 있다.
허리둘레가 남성 90cm, 여성 85cm를 초과하는 경우 대사 증후군 위험군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단순히 살이 찐 상태를 넘어 신체 내부의 시스템이 붕괴하기 시작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만성적인 염증 상태는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인다는 사실이 여러 통계를 통해 확인된다.
직장인의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내장지방 관리법
장시간 의자에 앉아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은 내장지방 축적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다. 활동량 부족과 고열량의 회식 문화,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복부 비만을 가속화하는 주범이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지방을 복부에 집중적으로 저장하는 성질이 있어 더욱 치명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권장되는 방식은 주 5회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스쿼트 등의 운동이다. 하체 근육은 우리 몸에서 당분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이므로,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내장지방 연소에 큰 도움을 준다. 식단에서는 단순 당과 정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위주의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고 장내 환경을 개선하여 염증 물질 생성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서울 민병원 김성수 내분비내과 원장에게 듣는 허리둘레 관리와 혈관 건강
Q.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더 위험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내장지방은 위치상 장기와 가깝고 혈관 시스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과 유해 지방산은 간으로 바로 유입되어 중성지방 합성을 촉진하고 인슐린의 기능을 방해한다. 반면 피하지방은 에너지 저장과 충격 흡수라는 비교적 정적인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사적 유해성은 내장지방이 압도적으로 높다.
Q. 마른 체형임에도 허리둘레만 굵은 ‘올챙이형 비만’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나?
이른바 ‘마른 비만’으로 불리는 체형이다. 팔다리는 가늘지만 복부만 나온 상태는 근육량은 부족하고 내장지방만 가득 찼음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 겉으로 보기에 건강해 보일 수 있어 방치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혈관 건강 수치가 정상 비만인보다 더 나쁜 경우가 많다. 근육이 혈당을 조절해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내장지방의 독성 물질만 분비되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위험이 매우 높다.
Q. 직장인들이 실생활에서 내장지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매시간 5분이라도 일어나서 걷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술과 함께 먹는 안주는 대부분 고열량이면서 지방으로 전환되기 쉽다. 현재 자신의 허리둘레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적정 수치를 유지하려는 객관적인 노력이 혈관 노화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