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5년 의사 공급 과잉 현실화, 의료정책연구원 연구 결과, BMC PUBLIC HEALTH 국제학술지 게재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하 의정연)이 한국의 의대 증원 정책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정부 계획대로 의대 정원을 증원할 경우, 2035년에는 최대 11,481명의 의사 초과 공급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의정연 연구진(주저자: 박정훈, 공동저자: 이정찬, 김계현, 신요한, 교신저자: 문석균)은 「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한국의 의사 인력 수급 추계를 분석했다. 해당 논문은 2025년 1월 25일, 국제학술지 BMC PUBLIC HEALTH(Springer, Biomed Central Ltd. 발간)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향후 한국 의료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했으며, 현재 의대정원이 유지되는 경우와 증원되는 경우를 비교하여 장기적인 의사 인력 수급을 예측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증원 정책이 시행될 경우 2035년에는 과잉 공급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으며, 이는 의료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사 공급 과잉, 연구 결과로 확인되다
의정연 연구진은 한국에서 현재 추진 중인 의대정원 확대 정책이 실질적으로 필요한지 검토하기 위해 다각적인 분석을 진행했으며,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의사협회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의사 공급과 의료 수요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에서는 유입-유출법을 사용하여 미래 의사 인력 공급을 예측했으며, 의료 수요 추계는 2022년 기준 성별, 연령별 1인당 의료 이용량을 토대로 산출했다. 또한, 의료인력의 실질적 근무일수를 265일, 275일, 285일, 289.5일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적용하여 미래 의사 공급과 수요를 예측했다.

분석 결과, 만약 현행 의대 정원을 유지할 경우 2035년에는 3,161명의 의사 과잉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25년부터 1,509명 증원하고 이후 매년 2,000명씩 추가 증원할 경우, 2035년에는 최대 11,481명의 의사 초과 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의 근거로 삼고 있는 ‘2035년 의사 10,000명 부족’ 주장에 대해서도 연구진은 의문을 제기했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 의사들의 실질적인 연간 근무일수를 289.5일로 적용할 경우, 의사 부족 현상은 발생하지 않으며, 오히려 공급 과잉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정부의 정책, 의료 문제 해결책 될 수 있나
현재 정부는 응급실 이송 문제, 지역 의료 공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정부는 의사 수 자체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의료 공급이 증가하고 지역 의료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같은 단순한 논리가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료 서비스 공급은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지역별·전문과목별 불균형 해소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현재 한국에서는 필수 의료 분야(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의 지원자가 줄고 있으며, 대형 병원과 수도권에 의료 인력이 집중되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서 지방 의료 공백이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연구진은 강조했다.
또한, 의료 정책을 수립할 때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인력 수급을 고려해야 하지만, 현재 정부의 정책은 단기적인 목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강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연구진은 지속적으로 의료 공급자 및 관련 단체들과 논의하여 중장기적인 의사 인력 수급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제 학술지 게재로 공신력 확보
의정연은 그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다양한 연구자료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특정 연구 결과만을 선별적으로 활용하여 정책을 정당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의정연은 한국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의 문제점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연구의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학술지 게재를 추진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문석균 중앙대학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게재됨으로써 의정연 연구자료의 객관성과 공신력이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의 정책 개선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의정연은 향후 의료정책포럼(토론회)을 통해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의료계와 정부 간 논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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