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대 연구진, 중등도 불안 성인 대상 임상시험 통해 “24분 음악 중재법”의 최적 용량 확인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교(TMU) 연구진이 특수 설계된 음악을 단 24분 청취하는 것만으로 중등도 불안을 가진 성인의 불안 수준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음을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는 약물이나 장기적인 심리 치료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상적으로 활용 가능한 비약물적 불안 관리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연구는 TMU 심리학 연구원 다니엘 K. 멀렌(Danielle K. Mullen)과 프랭크 A. 루소(Frank A. Russo) 교수가 디지털 치료제 기업 LUCID와 협력하여 수행했으며, 지난 1월 21일 학술지 ‘PLOS Mental Health’에 게재됐다. SciTechDaily 등 주요 외신은 해당 연구 결과를 보도하며, 짧고 구조화된 청취 세션이 정서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불안 치료의 장벽과 디지털 대안의 부상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불안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기존의 표준 치료법인 약물 치료나 인지행동치료(CBT)는 접근성에 여러 장벽이 존재한다. 루소 교수는 긴 대기 시간, 높은 재정적 비용, 지속적인 약속 필요성, 그리고 약물의 부작용 등이 치료의 한계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음악 기반 디지털 치료제는 저렴하고 광범위하게 이용 가능하며, 약물 없이도 정서 조절을 지원하고 불안 증상을 빠르게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음악은 단순한 배경 음악이 아니라 청각 비트 자극(Auditory Beat Stimulation, ABS) 기술을 결합하여 뇌파에 영향을 미치도록 특별히 설계됐다.
무작위 임상시험 설계: 24분 음악 중재법의 효과 검증
연구진은 중등도 특성 불안(moderate trait anxiety) 진단을 받았으며 이미 증상 관리를 위해 약물을 복용 중인 성인 14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네 가지 청취 그룹 중 하나에 배정됐다. 네 그룹은 각각 ▲핑크 노이즈 청취(24분, 대조군) ▲ABS 결합 음악 청취(12분) ▲ABS 결합 음악 청취(24분) ▲ABS 결합 음악 청취(36분)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중재 전후에 불안 및 기분 상태를 측정하는 표준화된 설문지를 작성했다. 이 설계는 음악의 청취 시간이 불안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를 조사하는 데 중점을 뒀다.
연구 결과, ABS가 결합된 음악은 대조군인 핑크 노이즈 청취 그룹과 비교했을 때 인지적 불안 증상(걱정, 부정적 사고)과 신체적 불안 증상(심장 박동 증가, 근육 긴장) 모두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또한, 부정적 기분 역시 효과적으로 완화됐음이 확인됐다. 이는 음악 기반의 중재가 단순히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을 넘어, 불안의 다차원적인 측면을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다.

24분, 최적의 불안 완화 ‘스위트 스팟’으로 부상
이번 임상시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청취 시간에 따른 효과의 차이였다. 루소 교수는 “약 24분의 ABS 결합 음악 청취가 불안 감소의 ‘스위트 스팟(sweet spot)’인 것으로 나타나는 용량-반응 패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4분 청취 세션은 12분 청취 세션보다 불안 감소 효과가 명확하게 높았으며, 36분 청취 세션과는 유사한 수준의 강력한 불안 감소를 보였다. 즉, 24분이 불안 수준을 의미 있게 변화시키기에 충분히 길면서도, 청취자가 일상에서 큰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는 최적의 시간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24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일상생활에 쉽게 통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직장이나 학교, 혹은 이동 중에도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법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처럼 명확하게 최적화된 중재 시간은 사용자 순응도를 높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장기적인 심리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진전으로 풀이된다.
일상 속 불안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토론토 메트로폴리탄대 연구진이 PLOS Mental Health를 통해 발표한 이 연구는 음악 기반 디지털 치료제가 불안 관리 분야에서 약물이나 기존 치료법의 보조 수단이 아닌, 독립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청각 비트 자극을 활용한 특수 음악은 뇌의 특정 주파수를 동조시켜 정서적 안정감을 유도하는 과학적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디지털 치료법이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고, 불안을 겪는 수많은 사람에게 신속하고 비침습적인 구제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중등도 불안을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미 약물을 복용 중인 참가자들을 포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불안 스펙트럼과 치료 환경에 따른 효과를 추가적으로 검증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유의미한 불안 감소 효과를 보인 이번 ‘24분 음악 중재법’ 연구는 정신 건강 관리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