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전증의 이해 A to Z, 정의부터 원인, 증상, 진단, 치료까지 총망라하는 종합 안내
뇌전증은 과거 ‘간질’이라는 용어로 불리다가 최근에는 보다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명칭인 ‘뇌전증’으로 전환되었다.
뇌전증은 신경세포의 비정상적인 전기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발작 증후군으로서, 단순한 한 번의 발작이 아닌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다.
현대 의학의 발달과 함께 뇌전증의 병인 규명 및 치료법도 점차 정교해지고 있으며, 신경영상검사나 뇌파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짐에 따라 치료 전략 역시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추어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정의 및 용어 정리 – 간질에서 뇌전증으로의 전환과 핵심 용어
뇌전증은 대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흥분하면서 발작, 의식 소실, 행동 변화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단일 발작과 반복적인 발작을 구분하는 이유는 전자는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소실되는 경우가 많으나, 반복적 발작은 약물치료나 수술 등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뇌전증 발작(seizure): 대뇌의 전기적 과흥분에 따른 일회성 발작 증상
- 부분 발작(partial seizure): 대뇌의 국소 부위에서 시작되는 발작으로, 의식 유지 여부에 따라 단순부분발작과 복합부분발작으로 나뉨
- 전신 발작(generalized seizure): 대뇌 전체 또는 광범위한 부위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발작으로, 소발작, 전신강직간대발작, 근육간대경련발작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용어와 분류의 정확한 이해는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원인 – 연령별 뇌전증 발생 원인과 위험 인자 심층 분석
뇌전증 발작은 여러 가지 신체적 이상이나 병리적 변화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전해질 불균형, 산·염기 이상, 요독증, 알코올 금단 현상 등은 외부적인 신체 변화 없이도 반복적인 발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인자이다.
최근에는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신경영상검사가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간과되던 미세한 뇌 병변이나 구조적 이상이 확인되고 있다. 역학 연구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1/3 이상이 뇌에 병리적 변화나 과거 뇌손상 이력을 보이며, 뇌졸중, 선천기형, 두부외상, 뇌염, 뇌종양, 퇴행성 뇌병증,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연령대에 따른 뇌전증의 원인도 상이하다. 예를 들어, 생후 1년 이내에는 분만 전후의 손상이나 중추신경계 감염이 주요 원인이 되고, 유아기와 아동기에는 급성 열성경련이나 발달 이상, 청소년 및 성인에서는 두부 외상, 뇌종양, 뇌혈관질환 등이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퇴행성 뇌질환이나 치매 관련 변화가 뇌전증 발작의 발생률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상 – 부분 발작과 전신 발작의 다양한 양상과 임상적 특징
뇌전증 발작은 그 발생 부위와 신경세포의 과흥분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부분 발작:
단순부분발작: 대뇌의 특정 영역에서 시작되며 의식은 유지된 채 한쪽 팔이나 얼굴의 미세한 움직임, 감각 이상, 혹은 자율신경계 증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한쪽 손이 미세하게 움직이거나 입꼬리가 일시적으로 당겨지는 현상이 관찰될 수 있다.
복합부분발작: 국소 부위에서 시작되어 의식 장애와 함께 자동증이 동반된다. 환자는 발작 당시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며, 멍한 눈빛이나 반복적이고 비자발적인 행동(예, 물건 만지작거림, 입맛 다시기 등)이 특징적이다.
이차성 전신발작: 초기에는 부분 발작의 형태를 보이다가 신경세포 과흥분이 대뇌 전체로 확산되어 전신 발작으로 발전하는 경우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형태다.
전신 발작:
소발작: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며, 짧은 시간 동안 의식 소실이 나타나지만 발작 후 곧 정상 상태로 복귀한다.
전신강직간대발작: 갑작스런 의식 소실과 함께 전신의 강직 및 간대성 운동이 나타나며, 발작 중 호흡곤란, 청색증, 침 흘림 등이 동반된다.
근육간대경련발작: 빠르고 순간적인 근육 수축이 특징으로, 일상생활 중 갑작스런 움직임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같이 증상의 다양성은 발작이 발생하는 부위와 뇌의 기능적 특성에 기인하며, 임상적으로도 환자의 증상 기록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세밀하게 구분된다.
뇌전증 발작 시 응급 대처 방법
뇌전증 발작이 발생한 환자를 목격했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다음과 같이 대처해야 합니다:
안전한 장소로 이동: 환자를 주변의 위험 요소로부터 보호하고,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안전한 곳에 눕힙니다.
호흡 유지: 환자의 머리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하고, 타액이나 구토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합니다.
주변 정리: 환자 주변의 날카로운 물건이나 위험한 물체를 제거하여 추가적인 부상을 예방합니다.
시간 측정: 발작이 시작된 시간을 확인하고,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연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즉시 응급 의료 서비스를 요청합니다.
억제하지 않기: 발작 중인 환자의 움직임을 억제하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발작이 끝날 때까지 지켜봅니다.
입에 물건 넣지 않기: 환자의 입에 손가락이나 물건을 넣지 말고, 발작이 끝난 후 환자가 의식을 회복할 때까지 옆에서 안전하게 지켜봅니다.
진단 및 검사 – 뇌파검사와 영상검사의 결정적 역할과 보완적 접근
뇌전증의 진단은 단순히 발작 증상의 관찰에서 끝나지 않는다.
문진 및 병력 청취:
환자와 목격자의 상세한 증상 기록은 뇌전증 진단의 출발점이다. 발작 발생 전후의 상황, 전조 증상, 의식 소실 여부, 자동증 등의 정보를 면밀히 청취함으로써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이루어진다.
뇌파검사(EEG):
두피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뇌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는 뇌파검사는 뇌전증 여부와 발작 초점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 단, 초기 검사에서 뇌전증파가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복 검사가 권장되며, 비디오 뇌파검사 등을 통해 더욱 정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뇌 영상 검사:
MRI를 통해 뇌의 구조적 이상, 병리적 변화(예, 해마경화, 뇌종양, 혈관 기형 등)를 확인하며, 필요시 PET, SPECT 같은 핵의학 검사를 병행하여 발작 초점을 보다 명확히 규명한다. 이러한 영상 검사는 특히 약물 치료 전후의 경과 평가 및 수술 여부 판단에 큰 도움을 준다.
치료 전략 – 약물치료, 수술 및 비약물 치료의 다각적 접근
뇌전증 치료는 환자 개별의 발작 유형, 병인, 연령, 전반적 건강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약물치료:
고전적 항경련제: 페니토인, 발프로에이트, 카바마제핀, 페노바비탈 등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온 약물들이 있으며, 각 약물은 발작 유형에 따라 선택된다.
신규 항경련제: 토피라메이트, 라모트리진, 옥스카바제핀, 레베티라세탐 등 1990년대 이후 개발된 약물들은 부작용이 적고 약물 상호작용 측면에서 유리하여 단일요법이나 병용요법으로 활용된다.
약물 치료의 목표는 장기간 부작용 없이 발작을 조절하는 데 있으며, 초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약물 교체나 복합 요법이 시행된다.

수술 치료: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약물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는 발작 유발 병변의 국소 절제가 고려된다. 수술 전 비디오 뇌파검사, MRI, PET, SPECT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발작 초점을 정확히 파악한 후, 안전하게 병변을 제거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비약물 치료:
미주신경자극술, 심부뇌자극술 등 전기적 자극을 통한 치료법과 케톤생성 식이요법 같은 생활습관 개선 방법도 병행되며, 특히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대안으로 제시된다.
경과 및 합병증 – 재발률, 예후와 난치성 뇌전증에 대한 통계적 고찰
뇌전증의 자연 경과는 첫 발작 후 재발 위험이 높은 시기를 지나면서 점차 안정되는 경향을 보인다. 약 절반의 환자가 첫 발작 후 6개월 이내에 재발하며, 2년 이내에 대부분의 재발이 발생한다. 그러나 장기간 무발작 상태를 유지하면 항경련제 중단을 고려할 수 있으나, 중단 후 재발률은 소아 약 30%, 성인 약 40~50%로 나타난다.
또한, 신경학적 결손, 구조적 뇌 이상, 복합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 등은 재발 위험을 높이며, 약 20~30%의 환자는 난치성 뇌전증으로 진행되어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통계적 자료는 치료 전략 수립 및 환자 관리에 있어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예방 및 관리 – 생활습관 개선과 자가 관리의 필수 요소
뇌전증의 예방과 관리는 단순한 약물 투여를 넘어 생활 전반에 걸친 관리가 요구된다.
규칙적인 수면:
충분한 수면은 뇌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수면 부족이나 불규칙한 생활 패턴은 발작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
균형 잡힌 식사:
특별한 ‘뇌전증에 좋은 음식’은 없으나, 적절한 칼로리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식습관은 신체 전반의 건강 유지에 기여한다.
음주 및 스트레스 관리:
과도한 음주나 만성 스트레스는 뇌전증 발작의 유발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이러한 요인들을 최소화하는 생활습관이 권장된다.
자가 관리와 기록:
환자 스스로 발작 일지, 약물 복용 시간, 발작 발생 시점 및 유발 요인을 꼼꼼히 기록하면, 의료진과의 상담 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치료 계획 수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

뇌전증 환자의 미래와 의료 혁신의 방향
뇌전증은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가진 복합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의학의 진보로 인해 치료와 관리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정확한 진단,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 그리고 꾸준한 자가 관리가 뇌전증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핵심 요소이다.
앞으로 유전학, 분자생물학, 신경영상 기술의 발전은 뇌전증의 병인 규명과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 더욱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가 함께 노력하여 최신 치료법과 예방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때, 뇌전증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과 개인의 고통은 크게 경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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