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최다 방문국 베트남 홍역 급증, 홍역 환자 4만명 발생… 정부 “해외여행 전 예방접종 필수”
베트남에서 홍역 환자가 급증하면서 이 지역을 많이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최근 홍역 경보를 발령하고 예방접종 확대를 지시했다.
베트남 홍역 환자 급증, 5명 사망… 남부지역 집중 발생
18일 베트남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내 홍역 의심 환자는 약 4만명에 달한다. 이 중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 보건부는 약 석 달간의 사망자 수가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사망자 수와 동일하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감염 환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72.7%가 9개월에서 15세 미만이었으며, 9개월 미만 영아도 15.3%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을 포함한 남부 지역이 57%로 가장 많았고, 중부(19.2%), 북부(15.1%), 중부고원 지방(8.7%) 순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 홍역 유행, 예방접종률 저하가 주요 원인
세계 곳곳에서 홍역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4년 이후 예방접종률이 80% 이하로 낮아져 홍역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전 세계 홍역 환자는 약 31만명으로 집계됐으며, 유럽에서 10만명, 중동에서 9만명,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3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베트남 정부, 긴급 예방접종 지시… 의료 접근성 낮은 지역 취약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홍역 예방접종을 확대해 이달 말까지 완료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또한 홍역 환자가 전국적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각 지역에 면밀한 상황 관찰과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베트남 당국은 특히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산간 지방 등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고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이 홍역에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국내 홍역 환자 대부분 베트남 방문 이력 확인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며, 감염 시 발열과 전신 발진, 구강 내 병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국내에서도 홍역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6일까지 발생한 국내 홍역 환자 18명 중 13명은 베트남 방문 이력이 확인됐다. 나머지 5명은 국내에서 환자와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국인 베트남 방문객 457만명… 백신 접종으로 예방 가능
지난해 베트남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약 1760만명이었으며, 이 중 한국인이 약 457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은 2022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경을 재개방하면서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최대 방문국으로 부상했다.
방역 당국은 해외여행 전 예방접종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홍역은 감염력이 높다. 면역이 없는 사람들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가까이 감염이 될 정도”라며 “해외여행 전 꼭 예방접종을 하고 여행 후 발열·발진 증상이 있으면 홍역을 의심하라”고 당부했다.
홍역은 백신 1차 접종 시 93%, 2차 접종 시 97%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홍역 퇴치 인증국가(WHO, 2014)로, 어린이 홍역 예방접종률(MMR 1차 93%, 2차 97%)이 높은 상황이지만 접종 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영아(생후 12개월 미만) 또는 홍역에 대한 면역력이 없거나 저하된 사람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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