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절제 수술 후 덤핑 증후군, 갑작스러운 위 내용물 이동으로 인한 불편한 증상들

내분비외과전문의
덤핑 증후군은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위 내용물이 소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다양한 신체적 불편함을 초래한다.
‘덤핑’이라는 단어 자체가 ‘한꺼번에 쏟아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정상적인 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는 상태를 잘 설명한다.
환자들은 수술 후 6개월에서 길게는 3년까지 이러한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발병 원인: 유문의 기능 상실
덤핑 증후군은 위와 십이지장 사이에 위치한 유문(幽門)의 절제나 기능 상실로 인해 발생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유문은 소화된 음식물을 조금씩 십이지장으로 내보내는 조절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위 절제 수술로 유문이 제거되거나, 위나 식도를 공장에 직접 연결하는 수술로 유문의 기능이 상실되면, 위 내용물이 소장으로 한꺼번에 빠르게 유입된다.
이렇게 소장으로 급격히 내려간 음식물은 삼투압이 높아 소장 내로 많은 수분을 끌어들인다. 그 결과 혈관 내 수분량이 감소하고, 소장이 팽창하면서 여러 물질이 분비되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신체의 생리적, 화학적 조절 메커니즘에 혼란을 주게 되며, 특히 당질 섭취가 많거나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향의 사람들에게서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덤핑 증후군의 유형: 조기와 후기 증상의 차이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 상당수가 덤핑 증후군을 경험하지만, 증상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일부 환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약 1~2%의 환자에게는 매우 심각한 형태로 나타난다.
덤핑 증후군은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식사 후 5분에서 45분 사이에 발생하는 ‘조기 덤핑 증후군’과 식사 후 90분에서 3시간 사이에 나타나는 ‘후기 덤핑 증후군’이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후기 증상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 덤핑 증후군에서는 주로 복부 팽만감,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위장 증상과 함께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빈맥, 어지러움, 과도한 발한 등이 나타난다. 때로는 자세 변화 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은 식사 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
후기 덤핑 증후군에서는 식은땀, 몸 떨림, 어지러움, 빈맥, 정신 혼미 등이 나타나며, 이는 주로 식사 후 90분에서 3시간 사이에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한 후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가 소장으로 빠르게 들어가 혈당이 급상승한 후, 과도한 인슐린 분비로 인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효과적인 치료법: 식이요법과 생활요법
덤핑 증후군의 치료는 주로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에 중점을 둔다. 약물 요법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식이요법: 소량 다회 섭취의 원칙
식이요법의 기본 원칙은 한 번에 섭취하는 음식물의 양을 줄이고, 고단백, 고지방, 저탄수화물, 저수분 식사를 하루에 5~6회로 나누어 자주 섭취하는 것이다. 이는 위의 저장 능력이 감소한 상태에서 장으로 음식물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각 음식물은 꼭꼭 씹어 천천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질은 체조직 구성과 위점막 강화에 필요한 영양분이므로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위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는 유당이 포함된 우유와 유제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 위장 내에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져 설사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위를 통과하는 시간이 길고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에너지를 제공하므로 적절한 지방 섭취가 권장된다. 다만 튀김이나 볶은 음식과 같이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차가운 음식은 위 운동을 증가시키므로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요법: 위 배출 속도 조절
식사 후 위에서 소장으로의 음식물 배출 속도를 늦추기 위한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식사 시 옆으로 누운 자세(횡와위)나 반 횡와위를 취하거나, 식사 후 일정 시간 누워 있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식전 1시간, 식사 중, 그리고 식후 2시간 정도는 수분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 및 경과
덤핑 증후군으로 인해 심한 저혈당, 복부 통증, 경련 등이 발생할 경우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포도당 주사, 진정제, 항경련제, 자율신경 차단제 등을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적절한 식이 요법과 약물 요법으로 증상을 잘 관리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1~2년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거나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경과 관찰 중 가장 주의해야 할 합병증은 저혈당 쇼크이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덤핑 증후군은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지만, 적절한 식이 조절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을 관리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지낼 수 있다. 심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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