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 마련… 필수의료 보상 확대와 과다 검사비 조정
보건복지부는 17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지역 및 필수의료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로의 전환과 지역 격차 해소, 필수의료 확충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을 비롯하여 의료계, 학계 전문가,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건강보험 수가 체계의 전면적인 개편 방향을 공유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다.

상대가치 개편 주기 단축과 비용 분석 기반의 수가 조정
정부는 건강보험 수가 산정의 기초가 되는 상대가치 점수의 조정 주기를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상대가치 점수란 의료행위별 업무량, 진료비용, 위험도 등을 고려하여 결정되는 수치로, 여기에 점수당 단가인 환산지수를 곱하여 최종 수가가 산출된다. 그간 긴 조정 주기로 인해 의료 현장의 실제 비용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2025년 12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표된 비용 분석 결과에 기반하여 상대가치 조정 방안을 구체화했다. 의료기관의 회계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에 따라 보상 수준이 낮은 분야는 인상하고, 과도하게 보상된 분야는 하향 조정하는 균형 수가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혁신의 핵심이다.
지역 및 중증 응급의료 보상 수준의 단계적 상향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비수도권과 수도권 내 의료 취약지에 대한 지역 우대 수가 원칙이 확립된다. 이는 의료 자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의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중증 및 응급 치료에 대한 보상도 강화된다.
중증 수술과 마취 분야의 수가를 상향 조정하며, 특히 응급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수술에 대해서는 가산율을 높여 응급 환자를 살리는 최종 치료 역량을 확보하도록 유도한다. 소아 및 모자 의료 체계 강화를 위해 성인과 차별화된 소아 진료의 특수성을 수가에 반영한다. 일차 진료부터 중증 소아 수술 및 처치에 이르기까지 보상 수준을 높이고,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치료 역량 강화를 위해 모자의료센터 기능 개편과 연계한 수가 지원이 병행된다.

20년 동결된 진찰료 인상과 검체 및 영상 검사 수가 조정
이번 혁신안에는 20여 년간 동결됐던 진찰료 수준을 인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3분 내외로 진행되는 단시간 진료 관행에서 벗어나 충분한 진료와 상담이 가능하도록 심층 상담 및 심층 진찰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한다. 반면, 의료기관의 비용 대비 수익이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검체 검사와 영상 검사 수가는 하향 조정된다.
2023년 회계 기준 분석 결과, 혈액 검사 등 검체 검사의 수익률은 평균 190%, CT 및 MRI 검사는 평균 2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1단계 조치로 비용 대비 수익이 150%를 초과하는 검사 항목의 수가를 15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조 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되며, 절감된 재원은 필수의료 분야의 보상을 강화하는 데 재투입된다.
재활 의료 전달 체계 구축 및 향후 확정 일정
환자의 치료 후 회복기 재활과 퇴원 이후 재택 치료까지 연계되는 재활 의료 전달 체계 구축을 위해 재활 치료 영역의 보상도 강화된다. 이는 병원 중심의 치료에서 지역사회 복귀 중심의 의료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시된 전문가 및 소비자단체의 의견을 반영하여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보완할 예정이다. 이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2026년 6월 말 최종안을 확정하여 발표할 계획이다. 정은경 장관은 지역 어디서나 질 높은 필수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체계를 필수의료 중심으로 혁신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