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논란에 따른 의료 현장의 변화와 부작용 방지 대책
정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전환하는 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의료계, 환자단체, 보험업계, 정부 간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30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관리급여,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토론회에서는 제도의 실효성과 부작용을 둘러싼 집중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편입하되 환자 본인부담률을 90~95% 수준으로 높게 책정하여 사실상 비급여와 유사한 비용을 부담하게 하면서도, 정부가 진료 횟수와 가격을 행정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다.
이번 토론회는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주최했으며,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중증질환연합회가 공동주관했다.

의료계의 행정적 통제 비판과 자율규제 체계 구축 제안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이재만 공보이사는 관리급여 도입이 환자와 의사 간의 자유로운 계약 구조를 억압하는 ‘정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비급여를 관리하려는 시도보다 정당한 건강보험 수가 보전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의료체계가 급여 부문의 손실을 비급여 부문에서 보전하는 교차보조 구조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한 제도 개편은 의료 현장의 혼란과 환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이사는 일부 과잉진료 문제는 의료계 내부의 자율규제로 해결해야 하며, 지속가능한 의료정책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이봉근 보험이사 역시 관리급여 확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이사는 관리 급여가 별도의 법률 개정 없이 기존 선별급여 체계를 활용해 도입된 점을 들어 법적 정당성과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간 15회로 설정된 도수치료 제한 기준이 임상적 필요성보다 행정적 편의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이사는 대안으로 체외충격파 사례와 같은 자율규제 모델을 제시했다. 체외충격파의 경우 의료계가 자율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정부와 합의한 바 있으며, 이러한 전문가 중심의 관리가 관리급여보다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자단체의 치료 접근성 제한 우려와 실손보험 보장 범위 축소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김성주 대표는 관리급여 도입으로 인해 중증질환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축소될 것을 우려했다. 김 대표는 과거 요양병원 심사 강화 당시 암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해야 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제도 개편이 환자들에게 유사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들이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주된 이유가 건강보험의 부족한 보장성을 보완하기 위함인데,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다른 치료 항목까지 관리급여가 확대될 경우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과 치료 선택권이 심각하게 제한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환자단체와 의료계,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는 재논의 구조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지속가능성 확보와 의료체계 정상화 논리
손해보험협회 이형걸 장기보험부장은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비급여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부장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은 12조원에서 14조 400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도수치료를 포함한 10대 비급여 항목이 전체 지급액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부장은 관리급여가 비급여를 일률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이용을 합리화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중증질환 치료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의료 재원을 필요한 영역에 집중해야 하며, 관리급여는 이러한 재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는 조치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현욱 보험상품제도팀장은 실손보험이 일부 비중증 비급여 이용을 과도하게 늘려 의료 인력과 자원의 쏠림 현상을 유발했다고 진단했다. 전 팀장은 5세대 실손보험이 중증질환 보장은 강화하되 비중증 비급여의 자기부담을 높여 가격 기능을 회복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이후 체외충격파나 증식치료 등 다른 항목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통계적 근거 제시 및 시행 후 보완 대책 마련 방침
보건복지부 이영재 필수의료총괄과장은 관리급여가 실손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의료계의 지적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과장은 복지부의 최우선 목표가 국민 의료비 적정 수준 유지와 환자의 진료비 부담 경감에 있다고 강조했다. 연간 15회, 최대 24회로 설정된 기준은 보건의료연구원이 분석한 388편의 도수치료 관련 연구 결과와 기존 비급여 이용 통계를 바탕으로 도출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통계상 약 98%의 환자가 현재 설정된 기준 내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제도 시행 이후 소아 환자나 특정 중증 환자군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주영 의원은 관리급여 도입이 국가 주도의 행정 절차를 넘어 진료 현장에서의 전문성과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임상 현장에서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 진료가 행정적 잣대에 의해 제약받는 상황을 우려하며, 신의료 기술의 도입 지연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향후 정부는 관리급여의 효과성과 자율규제 모델의 성과를 비교 분석하여 의료계와 국민이 수용 가능한 보건의료 정책 방향을 정립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