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소멸과 일본열도 이동 현상은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의 상호작용에 기인
동해의 지질학적 구조가 과거의 확장기를 지나 수축기로 전환됐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됐다.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에 위치한 동해는 약 1,500만 년 전에서 3,000만 년 전 사이 유라시아 대륙에서 일본 열도가 분리되면서 형성된 배호분지다.
1985.01.20.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지구행성과학회보)에 게재된 도쿄대학 지진연구소 타마키 켄사쿠(K. Tamaki) 연구팀이 발표한 “동해의 형성 과정과 섭입의 시작(Genesis of the Japan Sea)”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해 동측 경계에서 지각판이 겹쳐지는 섭입 현상이 시작되어 분지가 수축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판 구조론의 관점에서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섭입하며 발생하는 강력한 압축 응력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지질학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동해의 면적이 점진적으로 축소되어 최종적으로는 소멸에 이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지각판 섭입에 따른 일본열도의 대륙 접근 기전
일본 열도의 이동은 지구 내부의 맨틀 대류와 그에 따른 지각판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동해 동쪽 경계인 일본 서해안 인근에서는 새로운 판의 경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학설이 지배적이다. 1983년 발생한 일본해 중부 지진 이후 학계에서는 오호츠크판과 아무르판의 경계가 일본 열도 서측 해안을 따라 형성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2023.01.01 미국지질조사국(USGS) 켄 허드넛(Ken Hudnut) 선임과학자는 태평양판이 연간 약 7~10cm의 속도로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하며 유라시아판 및 필리핀해판 아래로 파고들고 있다는 데이터를 발표했다.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압력이 일본 열도를 유라시아 대륙 방향으로 밀어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지각판의 섭입은 단순히 지진을 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각 전체의 수평 이동을 유도하며 해양 지각의 소멸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
연간 이동 속도 및 지질학적 시계에 따른 동해 면적 변화
GPS 위성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열도의 일부 지역은 연간 수 밀리미터에서 수 센티미터 단위로 대륙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동해의 평균 너비가 약 1,000km임을 고려할 때 이러한 이동 속도는 인간의 생애 주기 내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지질학적 시간 단위인 백만 년 단위로 환산할 경우 동해의 지형적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과거 동해는 대륙 지각이 찢어지며 해양 지각이 생성되는 확장 과정을 거쳤으나 현재는 그 확장이 멈추고 주변 지각판의 압축을 받는 상태다.
2017.11.23.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지구물리학 연구 회보)]에 게재된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2016년 경주 지진 이후의 지각 변동 분석(Postseismic deformation following the 2016 Gyeongju earthquake)”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해 동부 경계부에서 지각이 겹쳐지는 역단층 운동의 활성도가 지각 변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해저 지각이 하부로 말려 들어가면서 해수면 아래의 분지 면적이 좁아지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해저 지형 조사 결과와 지각 변동의 상관관계
해저 지형 탐사 결과 동해 분지 내의 퇴적층과 지각 구조에서 압축 변형의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특히 일본 열도와 인접한 해역에서는 지각이 위로 솟아오르는 용기 현상과 함께 해구의 초기 형태가 관찰됐다. 이는 과거 동해를 넓혔던 인장력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압축력이 대체했음을 증명하는 물리적 증거다.
아무르판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일대를 지지하고 있으며 오호츠크판은 일본 북부와 사할린을 포함한다. 두 판이 충돌하는 경계면이 동해 내부에 형성되면서 일본 열도는 대륙으로의 회귀 경로에 진입했다. 지질학적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수천만 년 후 일본 열도는 한반도와 결합하거나 매우 근접한 위치로 이동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동해는 폐쇄된 호수로 변하거나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는 시나리오가 도출됐다.
장기적 지질 변화 관측 및 데이터 축적의 필요성
동해의 소멸과 일본 열도의 이동은 지구의 판 구조 운동이 지속되는 한 피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이다. 현재 관련 연구는 위성 항법 시스템과 해저 지진계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각의 미세 이동을 추적하는 단계에 있다. 2024.01.10 일본 국토지리원(GSI) 사토 카오루(Sato Kaoru) 지각변동연구실장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 열도 전역의 위성 측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지각 변동 여파가 진정되면서 장기적인 판 수렴 운동에 따른 대륙 방향 응력이 지속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지각 변동은 해안선의 변화뿐만 아니라 해류의 흐름과 해양 생태계 전반에 걸친 장기적 변동을 예고한다. 지질학계는 동해의 수축 속도와 지각판의 응력 분포를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다국적 공동 조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미래의 지형 변화 예측 모델을 정교화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