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가 정크푸드? 이탈리아 피자 항암 효과 리코펜 성분의 항암 작용 원리 분석
피자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대중적인 음식이지만, 고칼로리와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마리오 네그리 약학연구소 실바노 갈루스(Silvano Gallus)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피자가 암을 예방하는가?(Does pizza protect against cancer?)” 연구 결과를 통해 정통 이탈리아 방식의 피자가 암과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피자의 핵심 재료인 토마토에 함유된 리코펜(Lycopene) 성분과 이탈리아식 조리법의 결합에서 기인한다.
연구팀은 피자를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 적절한 조리 과정을 거칠 경우 강력한 항암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피자의 건강상 이점은 특정 지역의 식습관을 분석한 역학 연구를 통해 구체화됐으며, 특히 소화기 계통의 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 리코펜의 열처리 및 체내 흡수율 변화
토마토의 붉은색을 띠게 하는 색소 성분인 리코펜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이다. 리코펜은 체내 유해 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산화적 손상을 방지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주목할 점은 2002년 5월 8일 Journal of Agriculture and Food Chemistry에 발표된 코넬 대학교 루이 하이 류(Rui Hai Liu) 교수팀의 연구(‘Thermal Processing Enhances the Nutritional Value of Tomatoes by Increasing Total Antioxidant Activity’)에 따르면, 생토마토를 직접 섭취할 때보다 열을 가해 조리했을 때 리코펜의 체내 흡수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는 사실이다.
토마토의 세포벽은 견고한 구조로 되어 있어 생으로 먹을 경우 리코펜이 충분히 방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피자를 만드는 과정처럼 고온에서 토마토를 가열하면 세포벽이 파괴되면서 리코펜이 용출된다. 또한 리코펜은 지용성 성분이기 때문에 피자에 들어가는 올리브 오일이나 치즈의 지방 성분과 결합할 때 흡수 효율이 극대화된다.
이탈리아 내 대규모 역학 조사를 통한 항암 효과 검증
피자 섭취와 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가장 대표적인 연구는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연구 기관인 마리오 네그리 약학연구소에 의해 수행됐다. 2003년 11월 20일 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에 발표된 마리오 네그리 약학연구소 실바노 갈루스(Silvano Gallus) 박사팀의 연구(‘Does pizza protect against cancer?’) 결과, 정기적으로 피자를 섭취하는 이탈리아인들이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구강암 발생 위험은 34%, 식도암은 59%, 결장암은 26%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3,300여 명의 암 환자와 5,000여 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역학 조사로, 피자가 단순한 정크푸드가 아닌 지중해식 식단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갈루스 박사는 당시 인터뷰에서 “피자의 항암 효과는 단순히 피자라는 음식 하나 때문이 아니라, 토마토 소스를 가열하여 섭취하는 이탈리아 특유의 식문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전립선암 예방과 리코펜의 학술적 근거
리코펜의 항암 효과는 소화기 계통 암뿐만 아니라 전립선암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보고됐다. 1995년 12월 6일 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발표된 하버드 대학교 에드워드 지오바누치(Edward Giovannucci) 교수팀의 연구(‘Intake of Carotenoids and Retinol in Relation to Risk of Prostate Cancer’)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10회 이상 토마토 기반 식품을 섭취한 남성은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약 35% 감소했다. 특히 가열된 토마토 소스를 섭취한 경우 그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리코펜은 전립선 조직에 선택적으로 축적되어 암세포의 산화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전이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러한 학술적 근거는 피자에 풍부하게 포함된 토마토 농축 소스가 남성 건강 증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건강한 피자 섭취를 위한 조리 및 선택 기준
모든 피자가 항암 효과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2018년 세계암연구기금(WCRF, World Cancer Research Fund)이 발표한 암 예방 권고안에 따르면, 가공된 육류인 페퍼로니나 소시지가 과도하게 들어간 피자, 당분이 많은 시판 소스, 정제된 밀가루 도우를 대량으로 사용한 미국식 패스트푸드 피자는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항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마르게리타(Margherita) 피자처럼 천연 토마토 소스, 신선한 모짜렐라 치즈, 올리브 오일, 바질을 주재료로 사용해야 한다. 또한 도우는 통곡물을 사용하거나 저온 숙성하여 혈당 지수(GI)를 낮춘 것이 유리하다. 김혜경 임상영양사는 피자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채소 토핑을 추가하고, 염분이 높은 가공육의 사용을 자제하며, 신선한 올리브 오일을 곁들이는 조리법을 권장하고 있다.
정통 방식의 피자는 토마토 리코펜의 생체 이용률을 극대화하는 훌륭한 급원이다. 가열된 토마토 소스와 지방 성분의 조화는 강력한 항산화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암세포의 발생과 증식을 억제한다. 다만 이는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서 의미를 가지며, 과도한 열량 섭취를 피하기 위한 양 조절이 동반되어야 한다. 지난 30여 년간 축적된 역학 조사와 논문 결과들은 피자가 올바른 재료와 조리법을 선택할 경우 질병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익한 음식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