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의료환경 변화 반영한 6개 수급추계 모형 중심으로 2027학년도 의대 증원 논의 본격화
정부가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결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검토에 돌입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20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제4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를 개최하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급추계위원회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집중 논의했다.
이날 회의의 핵심은 미래 의료 환경과 정책 변화를 동시에 반영할 수 있는 최적의 추계 모델을 선별하고, 이를 통해 교육 현장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한 증원 폭을 산출하는 것이었다.

미래 의료환경과 정책 변화 복합 고려한 6개 모델 압축
보정심은 수급추계위원회로부터 전달받은 총 12가지의 수요·공급 모형 조합을 면밀히 검토했다. 당초 추계위는 시계열 추세를 반영한 ARIMA 모델 4종과 장래인구전망에 기반한 조성법 모델 2종 등 6가지 수요 모델에, 두 가지 공급 모형을 조합하여 12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위원회는 이 중 인구구조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른 미래 의료환경 변화, 그리고 의료 전달체계 개선과 같은 보건의료 정책 변화의 ‘복합 효과’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6개 모형을 중심 논의 대상으로 확정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진료량 추이를 연장하는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나 근무 환경 변화 등 미래 사회의 가변적인 요인들을 의사 수급 결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는 수요추계 1안(ARIMA) 중 환경변화와 정책변화 시나리오가 결합된 복합 모델들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변화를 구조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요추계 2·3안(조성법 기반) 등이 주요 검토 대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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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의대 배출 인원 제외한 일반 의대 양성규모 산정
이번 논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2030년부터 신입생 모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공의료사관학교(가칭)와 의대 없는 지역의 신설 의대 배출 인원을 미리 고려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들 신설 기관을 통해 2037년까지 누적 약 600명의 의사가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전체 필요 인력 산출 과정에서 이 규모를 미리 제외한 후 일반 의과대학의 증원 규모를 심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급격한 정원 확대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지역·필수 의료 공백 해소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또한 정부는 2027학년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적용할 정원을 이번 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설정할 계획이다. 이는 대입 사전예고제에 따른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5년 주기의 법정 수급추계 체계와 발을 맞추기 위함이다.

의대 교육 여건 점검, “법정 기준 충족 및 개선 지속”
증원 논의의 또 다른 축인 교육 여건에 대해서는 교육부의 현황 보고가 이뤄졌다. 교육부는 서울 소재 8개 대학을 제외한 32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교원, 시설, 교육병원 등 교육 환경을 전수 조사한 결과, 모든 대학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4월 통계 기준으로 의대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평균 2.1명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법정 기준인 8명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설 측면에서도 학생 1인당 교사 면적이 평균 47.9㎡로 기준치인 14㎡를 넉넉히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2024학번과 2025학번의 교육 중첩에 따른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학별로 강의실 리모델링과 통합·분반 수업 운영 등 단계적인 환경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의대교육 혁신 지원 사업’ 등을 통해 2025년에만 약 55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과 임상 교육 강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지역의사제 도입과 교육의 질 확보가 핵심 지표
보정심은 향후 심의 기준으로 지역·필수 의료 격차 해소와 교육의 질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기로 했다. 특히 2026학년도 모집 인원인 3,058명을 초과하는 증원분에 대해서는 전원 ‘지역의사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역의사로 선발된 학생은 졸업 후 해당 지역의 필수 의료 분야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게 된다.
또한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관인 의평원의 기준을 참고하여, 개별 대학의 정원 변동률이 교육의 질을 저해하지 않는 적정 수준 내에서 관리되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예정이다. 소규모 의대의 경우 적정 교육 인원을 확보하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원을 조정하는 방안도 논의에 포함됐다.
정부는 오는 1월 22일 전문가 공개 토론회를 통해 사회적 의견을 수렴한 뒤, 차기 보정심 회의에서 최종적인 양성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인력 양성 규모를 2027학년도 대입에 차질 없이 반영할 수 있도록 전문가 및 사회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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