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결정으로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 허용 범위 축소되며 필수진료과목 중심으로 재편됐다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 하향 조정에 따라 그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해 왔던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의 허용 범위를 대폭 수정하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 2025년 10월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결정에 발맞춰, 의료계의 인력 운용 유연성을 위해 도입했던 예외적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일선 병원급 의료기관과 개원의들의 진료 형태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병원급 의료인의 외부 진료 전면 종료와 의료법 원칙으로의 회귀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변경 사항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병원급 의료기관 소속 의료인이 해당 의료기관을 벗어나 환자를 진료하던 행위가 전면 종료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가 유지되는 동안 병원 소속 의료진이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기관 외에서 진료하는 것이 일괄적으로 허용됐다. 이는 비상 상황에서의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나, 위기 경보 단계가 하향됨에 따라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모든 의료인은 의료법 제33조 제1항 제3호에 명시된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의료기관 외에서의 의료행위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요청하는 경우 등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가능해진다. 사실상 재난 상황에서 주어졌던 광범위한 진료 자율권이 회수된 셈이며, 의료 현장은 다시 의료법의 엄격한 테두리 안으로 복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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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공백 방지 위해 10개 핵심 진료과목은 허용 유지
다만 정부는 모든 조치를 한꺼번에 중단하는 대신,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기로 결정했다. 개원의가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아닌 다른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한 조치는 필수의료 과목에 한해 당분간 지속된다. 이는 의료 현장의 인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환자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실무적인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이번 결정으로 혜택을 받는 필수진료과목은 총 10개 분야다.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이른바 ‘내외소산’으로 불리는 핵심 과목을 비롯해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정신건강의학과, 그리고 치과가 여기에 포함됐다. 이들 과목의 의료진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자원 통합신고포털’을 통해 기타 인력으로 신고하기만 하면 다른 병원급 기관에서도 진료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 조치를 별도의 통보가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하기로 하여 현장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비필수 과목은 올해 연말까지 유예 후 내년부터 시행 중단
필수진료과목에 해당하지 않는 나머지 진료과목들에 대해서는 엄격한 일몰제가 적용된다. 정부는 필수진료과목 외의 분야에 대한 종전 허용 조치를 오는 2025년 12월 31일까지만 유지하고 종료한다고 못 박았다. 이는 의료계가 갑작스러운 제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약 두 달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6년 1월 1일부터는 필수진료과목 외의 개원의가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하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따라서 관련 의료기관들은 남은 기간 동안 인력 수급 계획을 재점검하고, 위기 단계 하향에 따른 법적 규제 준수를 준비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변경 조치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인력 신고 절차와 요양급여 청구 주의사항 숙지 필요
제도가 변경됨에 따라 일선 의료기관의 행정적 주의도 요구된다. 필수진료과목에 대해 타 기관 진료를 계속하려는 의료진은 반드시 심평원의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청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인력 신고 및 청구 관련 문의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며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보건의료 재난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에서 벗어나 의료 체계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동시에 필수의료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연성을 발휘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변경 조치가 의료 현장에서 원활하게 시행되어 환자 진료에 조금의 차질도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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