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 교정기 사용과 목 근육 약화 현상에 대한 올바른 자세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3년 6월 22일 발표한 ‘최근 5년간 척추 질환 진료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경추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8년 210만 4,214명에서 2022년 243만 5,163명으로 약 15.7%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 사용 시간이 긴 20대와 30대 연령층에서 거북목 증후군(경추 후만증) 진단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시중에는 목의 각도를 강제로 고정해주는 거북목 교정기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은 보조기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오히려 목 주변 근육의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근육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실증적 데이터를 제시했다.

거북목 교정기 장기 착용에 따른 근육 불용성 위축 기전
거북목 교정기는 외부의 물리적 힘을 이용해 경추의 정렬을 강제로 유지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하지만 인체는 외부에서 지지력이 제공될 경우 해당 부위를 지탱하던 근육의 활성도를 스스로 낮추는 특성이 있다. 이를 ‘불용성 위축(Disuse Atrophy)’이라 한다. 나음재활의학과의원 백경우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정기는 목을 지지해주어 일시적인 편안함을 줄 수 있으나, 장기간 착용 시 목 심부 근육이 스스로 머리 무게를 지탱할 기회를 잃게 되어 근육량이 감소한다’며 ‘보조기는 극심한 통증이 있는 초기 단계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목 주변의 사각근, 흉쇄유돌근, 판상근 등은 머리의 하중을 분산하고 경추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교정기 착용으로 인해 이들 근육의 수축과 이완 작용이 억제되면 근섬유의 밀도가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학술 연구로 입증된 보조기구 사용의 부작용 및 한계
보조기구 사용이 근육 활성도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2023년 8월 학술지 ‘대한재활의학회지’에 발표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희상 교수팀의 연구(‘경추 보조기 착용이 경부 근육의 근활성도 및 근피로도에 미치는 영향’) 결과에 따르면, 보조기를 하루 4시간 이상 연속으로 착용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목 심부 굴곡근의 최대 수축력이 평균 1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보조기가 경추의 비정상적인 곡선을 일시적으로 바로잡아줄 수는 있으나, 근육의 기능적 약화를 동반하기 때문에 보조기를 벗었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반동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직장인 김민지(29세) 씨는 ‘업무 중 거북목 교정기를 3개월간 착용했으나 교정기를 착용하지 않을 때는 목을 가누기가 더 힘들어지고 어깨 통증이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는 근육의 지지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다시 머리의 하중(약 5~6kg)이 경추에 가해질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스마트 기기 사용자를 위한 단계별 자세 교정 수칙
실제 의료계는 거북목 증후군 예방을 위해 보조기구보다는 생활 습관 개선과 능동적인 근육 강화 운동을 권고한다. 첫째, 스마트폰 사용 시 기기를 눈높이까지 올려 고개가 15도 이상 숙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개가 15도 숙여질 때마다 경추에 가해지는 하중은 약 5kg씩 증가하여, 60도까지 숙여질 경우 최대 27kg의 하중이 목에 가해진다.
둘째, 모니터 사용 시에는 모니터 상단 3분의 1 지점에 눈높이를 맞추고 턱을 몸쪽으로 가볍게 당기는 ‘친 턱(Chin-tuck)’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셋째, 50분 작업 후 반드시 10분간 휴식을 취하며 가슴을 펴고 견갑골을 뒤로 모으는 ‘맥켄지 신전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능동적인 자세 교정은 목 주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경추의 자연스러운 C자 곡선을 복원하는 데 필수적이다.
경추 건강 유지를 위한 근력 강화 및 환경 개선의 필요성
거북목 교정기는 의료진의 처방 없이 무분별하게 장기간 사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보조기구에 의존하기보다 목과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 치료를 병행할 것을 강조한다. 특히 승모근 하부와 능형근을 강화하여 굽은 어깨(라운드 숄더)를 개선하는 것이 경추 정렬 회복의 핵심이다.
또한 작업 환경에서 의자의 높이와 책상의 각도를 조절하여 신체에 가해지는 물리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현재 제주 자연주의의원 신영태 원장은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자세를 인지하고 교정할 수 있는 바이오피드백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보조기구는 치료의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