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밑이 부었는데 감기겠지?” 침샘에 발생하는 양성 및 악성 종양의 감별법
침샘 종양은 귀 아래나 턱 아래에 위치한 침샘 조직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종양을 의미한다. 인구 10만 명당 약 2~3명 정도 발생하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지만, 환자 대다수가 초기 부종 증상을 단순 임파선염이나 감기로 오인하여 방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인체에는 귀 밑의 귀밑샘(이하선), 턱 밑의 턱밑샘(악하선), 혀 밑의 혀밑샘(설하선) 등 주요 침샘이 좌우 한 쌍씩 존재하며, 구강 전체에 수백 개의 소타액선이 분포해 있다. 종양의 약 80%는 귀밑샘에서 발생하며, 크기가 작은 침샘에서 발생할수록 악성(암)일 확률이 높아지는 특성을 지닌다.

침샘 종양의 발생 기전과 초기 증상
침샘 종양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현재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과 방사선 노출, 바이러스 감염 등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귀밑샘에서 발생하는 ‘와르틴 종양(Warthin tumor)’은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종양은 대개 통증 없이 서서히 커지는 혹의 형태로 나타나며, 귀 앞이나 아래, 혹은 턱 밑에서 딱딱한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감기나 몸살을 앓을 때 나타나는 임파선염은 대개 항생제 치료 후 1~2주 이내에 소실되지만, 침샘 종양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크기가 서서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가 인지하는 부종의 위치에 따라 종양의 종류를 1차적으로 추정한다. 귀밑샘 종양은 대개 귓불 아래쪽이나 턱뼈 각 부위에서 발견되며, 턱밑샘 종양은 턱 아래 중앙부에서 옆으로 치우친 지점에서 관찰된다. 대다수의 환자가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으나, 통증 유무는 양성과 악성을 구분하는 결정적인 척도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통증이 없더라도 종괴가 주변 조직과 유착되어 잘 움직이지 않거나 단단하다면 정밀 검사가 시급하다.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의 임상적 감별법
침샘 종양의 약 70~80%는 양성 종양으로 진단되며, 그중 ‘다형선종’이 가장 흔한 형태를 차지한다. 다형선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질 뿐만 아니라 드물게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어 진단 즉시 수술적 제거를 권고한다. 반면 악성 종양(암)은 발생 빈도는 낮지만 예후가 매우 다양하다. 점표피양암, 선낭암, 타액관암 등이 대표적인 악성 종양의 유형이다. 악성 종양의 경우 종양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며, 주변의 안면 신경을 침범하여 안면 마비를 유발하거나 피부 궤양을 일으키기도 한다.
악성 여부를 의심해야 하는 정황적 근거로는 종양의 고정성, 안면 비대칭, 목 부위 림프절 전이 의심 소견 등이 있다. 특히 안면 신경이 통과하는 귀밑샘 내부에 종양이 생겨 안면 근육의 움직임이 둔해진다면 이는 매우 위중한 신호로 간주된다. 반면 양성 종양은 주변 조직과 경계가 분명하고 만졌을 때 비교적 잘 움직이는 유동성을 보인다. 하지만 육안과 촉진만으로는 100% 확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영상 의학적 검사와 세포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초음파 및 조직 검사를 통한 정밀 진단 체계
현재 침샘 종양 진단의 표준적인 절차는 초음파 검사와 ‘세침 흡인 세포 검사’다. 초음파는 종양의 내부 성분(낭성 혹은 실질성)을 파악하고 혈류량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세침 흡인 세포 검사는 가느다란 주삿바늘을 이용해 종양 부위에서 세포를 추출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외래 진료실에서 비교적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다. 이 검사는 양성 여부를 90% 이상의 정확도로 판별해내지만, 침샘 종양 특유의 세포 다양성으로 인해 간혹 불확실한 결과가 도출되기도 한다.
종양의 범위가 크거나 심부에 위치한 경우, 혹은 악성이 강력히 의심될 때는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를 추가로 시행한다. 특히 MRI는 연부 조직의 대조도가 뛰어나 종양과 안면 신경의 위치 관계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는 수술 계획 수립 시 안면 신경 보존 가능성을 타진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현재 의료 기술의 발달로 미세한 크기의 종양도 조기에 발견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치료 성적 향상으로 직결되고 있다.
침샘 보존을 위한 수술적 접근 및 사후 관리
침샘 종양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적 제거다. 양성 종양이라 할지라도 재발과 악성 변화의 위험 때문에 절제술이 원칙이다. 귀밑샘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종양을 가로지르는 안면 신경을 손상시키지 않고 종양만을 안전하게 떼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는 수술 중 ‘안면 신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사용하여 실시간으로 신경의 상태를 감시하며 수술을 진행한다. 종양이 안면 신경과 너무 밀접하게 붙어 있는 경우에는 미세 현미경을 이용한 고난도의 박리 기술이 요구된다.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부작용으로는 안면 마비, 프레이 증후군(음식을 먹을 때 수술 부위에서 땀이 나는 증상), 침샘 누공 등이 있다. 하지만 종양이 조기에 발견되어 신경과의 거리가 확보된 상태라면 이러한 합병증의 빈도는 매우 낮다. 악성 종양의 경우 수술 후 잔류 암세포 제거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침샘 종양은 수술 후에도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며,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감시하는 것이 현재 권고되는 표준 사후 관리다.
서울 민병원 정광윤 이비인후과 원장에게 듣는 침샘 종양 진단 및 치료 궁금증
Q. 단순히 피곤해서 생긴 임파선염과 침샘 종양을 일반인이 구분할 방법이 있습니까?
임파선염은 대개 통증을 동반하며 피로가 해소되거나 약물 치료를 하면 짧게는 수일, 길게는 2주 안에 크기가 줄어든다. 하지만 침샘 종양은 통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한 달 이상 혹이 만져지고 크기가 작아지지 않는다. 만약 2주 이상 멍울이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Q. 침샘 종양이 양성으로 나왔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 지켜봐도 됩니까?
다형선종과 같은 흔한 양성 종양은 시간이 흐를수록 세포의 변이가 일어나 악성 종양으로 바뀔 위험이 존재한다. 또한 종양이 커질수록 안면 신경과 더 밀착되어 나중에 수술할 때 신경 손상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양성이라 하더라도 진단 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수술로 제거하는 것을 권장한다.
Q. 수술 후에 얼굴 모양이 변하거나 마비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수술 중 신경 감시 장비를 통해 안면 신경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영구적인 안면 마비가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수술 흉터 역시 귀 앞쪽이나 머리카락 라인을 따라 절개하여 미용적인 문제를 최소화한다. 다만 종양이 이미 신경을 침범한 악성인 경우에는 치료를 위해 불가피하게 신경의 일부를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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