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매일 끼는 이어폰 오래 끼면 귀 속 곰팡이 증식 및 외이도염 발생 주의
현재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무선 이어폰의 장시간 사용이 귀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귀를 밀폐하는 형태의 커널형 이어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외이도 내부의 온도와 습도가 상승하고, 이것이 진균(곰팡이)과 세균이 번식하기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특히 장시간 이어폰을 착용하는 습관은 귀 내부의 자정 작용을 방해하여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외이도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밀폐된 외이도 환경이 유발하는 진균 증식 기전
외이도는 귓바퀴부터 고막에 이르는 통로로, 평소에는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며 외부 세균으로부터 귀를 보호한다. 그러나 커널형 이어폰을 착용하면 외이도가 완전히 밀폐된다. 이 과정에서 체온에 의해 귀 내부 온도가 상승하고 땀이나 분비물로 인해 습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이러한 고온다습한 환경은 곰팡이균인 진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2017년 6월 1일 국제학술지 Laryngoscope Investigative Otolaryngology에 발표된 이탈리아 로마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대학교(Campus Bio-Medico University of Rome) 마누엘레 카살레(Manuele Casale) 교수팀의 논문 [The effect of earphone use on the external auditory canal flora and pH] 결과에 따르면,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외이도의 산성도(pH) 균형이 깨지고 병원성 세균 및 진균의 검출 빈도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귀 안에 곰팡이가 피는 현상을 ‘이진균증’이라 한다. 이는 초기에는 단순한 가려움증으로 시작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귀에서 냄새가 나거나 진물이 흐르는 단계로 발전한다. 또한 곰팡이 포자가 고막 근처까지 증식할 경우 청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많은 사용자가 이어폰을 착용한 채 운동을 하거나 샤워 직후 귀를 제대로 말리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사용하는데, 이는 감염 위험을 극대화하는 행위이다.
청력 손실을 유발하는 외이도염의 주요 증상과 경과
외이도염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외이도염의 경우 귀가 먹먹한 느낌과 함께 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귓바퀴를 만지거나 잡아당길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염증이 심해지면 외이도가 부어올라 통로가 좁아지고, 이로 인해 소리 전달이 방해받아 일시적인 전음성 난청이 발생하기도 한다. 2022년 9월 28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게재된 멕시코 아나우악 대학교(Anahuac University) 아우라-마리나 알코세르-루고(Aura-Marina Alcocer-Lugo) 교수팀의 연구 [Relationship between the Use of Earphones and External Otitis in a University Population]에서는 장시간의 이어폰 사용이 외이도염 발생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며, 특히 습도와 위생 관리가 되지 않은 환경에서의 위험성을 입증했다.
만약 가려움증을 참지 못하고 면봉이나 손가락으로 귀를 비빌 경우, 외이도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생겨 2차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염증을 더욱 악화시키고 치료 기간을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의 경우 일반적인 외이도염이 악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되어 주변 조직과 골조직까지 염증이 퍼질 수 있으므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무선 이어폰 위생 관리법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어폰 자체의 청결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어폰의 실리콘 팁은 귀 내부와 직접 닿는 부분이므로 주기적으로 분리하여 소독용 알코올로 닦거나 교체해야 한다. 또한 이어폰을 보관하는 충전 케이스 내부에도 먼지와 세균이 쌓이기 쉬우므로 정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알코세르-루고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이어폰을 공유하거나 소독하지 않고 재사용할 때 병원균 전이 가능성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난 바 있다. 현재 시중에는 자외선 소독 기능을 갖춘 충전 케이스도 출시되어 있으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용 후 기기에 묻은 습기를 제거하는 습관이다.
샤워나 수영을 마친 직후에는 귀 내부가 젖어 있는 상태이므로 즉시 이어폰을 착용하지 말아야 한다. 드라이어의 찬바람이나 선풍기를 이용해 귀를 충분히 말린 뒤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장시간 착용을 피하고 1시간 사용 시 최소 10분 이상은 이어폰을 빼고 귀 내부를 환기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귀가 가렵거나 통증이 느껴질 때는 자가 치료를 시도하기보다 즉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전문의가 조언하는 적정 사용 시간과 귀 건강 수칙
전문의들은 이어폰의 물리적인 위생 관리만큼이나 사용 시간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 민병원 정광윤 이비인후과원장은 “무선 이어폰은 고무 패킹이 귓구멍을 완전히 막아 공기 순환을 차단하며, 이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조성해 세균과 진균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광윤 원장은 “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하루 전체 사용 시간을 2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주기적으로 이어폰을 제거해 외이도가 자연적으로 건조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이비인후과의원 이명진 원장 또한 “이어폰 사용 시 발생하는 외이도염은 통증뿐 아니라 일시적인 청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며, “특히 귀가 젖은 상태에서 이어폰을 끼는 행위는 곰팡이균의 ‘배양기’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결론적으로 외이도염은 적절한 휴식과 위생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사용자 스스로가 귀 내부의 습도 관리와 기기 소독에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가 요구된다.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만큼 예방이 최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