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환아 뇌혈관 설계 특이성 및 위험 요인
현재 의학계에서 주목하는 소아 뇌졸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점진적으로 좁아지며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특히 어린 환자가 뜨거운 음식을 식히기 위해 입을 내밀고 강하게 바람을 부는 동작은 뇌 혈류량을 급격히 변화시키는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일상적인 행동이 갑작스러운 사지 마비나 힘 빠짐 증상을 유발하는 배경에는 인체 뇌혈관 설계의 독특한 보상 기전과 생리학적 반응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뇌로 가는 주 혈관인 내경동맥 끝부분이 좁아지면서 뇌는 부족한 혈류를 공급받기 위해 미세 혈관들을 비정상적으로 생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마치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일본어로 ‘모야모야’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호흡에 따른 이산화탄소 농도 저하와 혈관 수축
어린아이가 뜨거운 라면이나 국을 불 때 발생하는 반복적인 호흡은 의학적으로 ‘과호흡’ 상태를 유도한다. 숨을 가쁘게 내뱉으면 혈액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산화탄소는 뇌혈관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농도가 낮아지면 반대로 뇌혈관이 수축하게 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혈관이 다소 수축하더라도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으나, 모야모야병 환아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이들은 이미 주 혈관이 막혀 있어 가느다란 미세 혈관(모야모야 혈관)에만 의존해 뇌에 피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혈관 수축이 일어나는 순간, 뇌 일부 영역에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일과성 허혈 발작(TIA)이 나타나게 된다.
지규열 신경외과 전문의는 “모야모야병 환자에게 이산화탄소 분압의 저하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불기 동작 뿐만 아니라 심하게 울거나 풍선을 부는 행동, 격렬한 운동 후 가쁜 호흡 역시 동일한 원리로 뇌 혈류를 차단해 마비 증상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가 젓가락을 떨어뜨리거나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단순한 실수나 꾀병으로 오인하기 쉬워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아 환자의 경우 이러한 일시적 마비 증상이 수 분 내에 회복되기 때문에 증상의 심각성을 인지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경향이 있다.
뇌혈관 설계 오류를 보완하는 미세 혈관의 한계
인체의 뇌혈관은 원래 대뇌 동맥륜(Circle of Willis)이라는 구조를 통해 어느 한쪽 혈관이 막히더라도 다른 쪽에서 피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모야모야병은 이 설계 자체가 무색해질 정도로 내경동맥 말단 부위가 양측성으로 좁아진다. 뇌는 생존을 위해 급하게 뇌 기저부에 그물망 같은 미세 혈관들을 만들어내지만, 이 혈관들은 매우 얇고 약해서 효율적인 혈류 공급이 어렵다. 또한 혈압 변화에 취약하여 쉽게 터질 수도 있다. 소아의 경우 뇌출혈보다는 주로 뇌경색이나 허혈 증상으로 나타나며, 성인이 되어서 발견되는 경우에는 뇌출혈의 빈도가 높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재학 신경외과 전문의는 “현재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에서 유독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것은 특정 유전자인 RNF213과의 연관성이 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 검진이 필수적이며, 특히 동아시아인의 혈관 구조적 특성과 유전적 설계가 모야모야병에 취약한 상태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증상이 반복될 경우 뇌혈관 조영술을 통해 정확한 진행 단계를 파악하고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조기 발견과 수술적 치료를 통한 뇌 손상 방지
모야모야병은 진행성 질환으로, 한 번 좁아진 혈관이 다시 넓어지는 약물 치료법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뇌경색으로 인한 영구적인 신경학적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표준이다. 소아 환자에게는 주로 ‘간접 혈관 문합술(EDAS)’이 시행되는데, 이는 두피의 혈관을 뇌 표면에 얹어주어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혈관이 뇌 안으로 자라 들어가게 유도하는 방식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직접 혈관을 이어주는 ‘직접 혈관 문합술’이나 두 방식을 병행하는 수술이 주로 사용된다. 수술 후에는 뇌 혈류가 안정화되면서 음식 불기나 울음 시 나타나던 허혈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모야모야병은 산정특례 대상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어 있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며 “정부는 소아 희귀질환자에 대한 재활 지원과 진단 인프라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정책적 보완을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아이가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은 학부모 박지영(45세) 씨는 “처음 아이가 뜨거운 음식을 먹다가 팔에 힘이 빠진다고 했을 때 단순히 장난을 치는 줄로만 알았다”며 “정밀 검사 후 수술을 받고 나서야 아이가 겪었던 공포를 이해하게 되었고,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부모들이 있다면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진단 후 일상생활에서는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여 혈액 점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탈수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과호흡을 유발할 수 있는 지나친 악기 연주나 풍선 불기, 뜨거운 음식을 식히는 행동은 금물이다. 현재 의료계는 수술 후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혈관의 재형성 정도를 모니터링하며, 환자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뇌출혈 위험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