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누적 물가 상승률 16%에 ‘민생 물가 안정’ 특별관리 TF 가동
정부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에 부합하며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와의 괴리가 심화되자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지난 5년간 누적 물가 상승률이 약 16%에 달하며 과거 10년간의 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정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의장으로 하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꾸리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TF는 담합이나 복잡한 유통 구조 등 물가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표와 다른 체감 물가: 누적 상승률 16%의 압박
올해 1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에 부합하는 수치로, 지표상으로는 물가가 안정세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이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괴리는 지난 5년간 누적된 물가 상승률에서 비롯됐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누적 물가 상승률은 약 16%에 달했다. 이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의 누적 물가 상승률인 15.78%를 불과 절반의 기간 만에 넘어선 수치다. 즉, 과거 10년에 걸쳐 올랐어야 할 물가가 최근 5년 사이에 가파르게 상승한 셈이다. 이처럼 누적된 물가 상승은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민생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생 물가 안정 위한 특별관리 TF 출범과 목표
정부는 이러한 체감 물가와 지표 물가의 괴리를 해소하고 민생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TF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의장으로 하며,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여해 물가 안정 대책을 총괄한다.
이번 TF의 핵심 목표는 단순히 물가 상승률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가격 결정 과정에서의 불공정 행위나 비효율적인 유통 구조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구조적인 물가 불안 요인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한 물가 안정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세분화된 TF 운영: 불공정거래, 정책지원, 유통구조 점검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는 효율적인 물가 관리를 위해 세 개의 전문 팀으로 나누어 운영된다. 첫째, ‘불공정거래 점검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도하며, 기업들의 담합 행위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이는 가격 상승의 인위적인 요인을 제거하는 데 목적을 둔다.
둘째, ‘정책지원 점검팀’은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며, 할당관세나 할인 지원과 같은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기업들에 의해 악용되지 않는지 면밀히 점검한다. 정책 효과가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되도록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셋째, ‘유통구조 점검팀’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도하며, 농산물 유통 단계를 실태 조사하여 유통 마진을 줄이고 가격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등 유통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이들 세 팀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물가 안정에 기여할 예정이다.
유통업계의 동참과 현실적인 고충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도 발맞춰 파격적인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통상적으로 이 시기에는 새 학기나 봄맞이 축제와 같은 명분을 내세워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만, 올해는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을 가장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의 내부 사정은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환율로 인한 수입 원가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이 겹쳐 이미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따라서 유통업계는 물가 안정 노력과 동시에 자체적인 경영 효율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 필수품 넘어 교복까지, 물가 관리 품목 확대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은 특정 품목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초기에는 생리대, 설탕, 밀가루와 같은 주요 생활 필수품에 집중됐으나, 최근에는 교복 가격으로까지 관리 대상이 넓어졌다. 설 연휴 전, 이재명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교복값이 학부모들의 ‘등골 브레이커’가 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에는 교육부를 포함한 5개 부처가 합동회의를 개최하여 교복 가격 안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정부는 앞으로 교복 업체 간의 담합 행위나 불공정 거래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여 교복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