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리도카인 사용 유죄 판결, 전문의약품 사용의 위법성 재확인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는 7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이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리도카인 사용을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해 유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특위는 이번 판결이 한의사가 약침 시술 과정에서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혼합해 주사한 행위를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히며, 사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상식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한방 분야의 불법 의료행위가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의약품 사용의 위법성 재확인한 사법부 판단
서울남부지방법원은 한의사가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약침액에 리도카인을 섞어 사용한 행위가 한의사 면허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았다. 피고인 측은 리도카인 사용이 약침 시술의 보조적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문의약품을 활용한 침습적 시술 자체는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행위로 볼 수 없으며, 이는 의사의 고유 영역인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와 같은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5년 6월에도 법원은 봉침액에 리도카인을 혼합해 사용한 한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번 판결 역시 동일한 법리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이 불법임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했다. 특히 피고인이 약 1년 동안 5,700회가 넘는 시술을 반복적으로 시행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과실이 아닌 구조적인 불법 행위로 간주됐다.
리도카인의 위험성과 의학적 전문 지식의 필요성
리도카인은 국소마취제로 널리 쓰이지만, 오남용 시 환자의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위험 약물이다. 아미드 계열의 마취제인 리도카인은 신경의 나트륨 통로를 차단해 감각을 마비시키는데, 적절한 용량 조절이나 부작용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 부정맥, 발작, 호흡 중추 마비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의사는 약물 투여 전 환자의 병력을 확인하고, 투여 중 실시간으로 활력 징후를 모니터링하며,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처치를 수행할 수 있는 훈련을 받는다. 한특위는 이러한 전문적인 교육 과정을 거치지 않은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은 환자를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침습적 의료행위는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는 인증된 교육기관을 통해 충분한 수련을 받은 자에 의해서만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학적 치료의 과학적 검증과 국제적 평가
한특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의과대학의 교육 과정과 한의학적 치료법에 대한 국제적 인식은 냉혹하다. 2012년 세계의과대학명부(WDMS)에서 한국의 한의과대학이 삭제된 사실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한특위는 지적했다. 한특위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부 한의사들이 불법임을 인지하면서도 전문의약품을 사용하는 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한의사가 약침 치료 시 리도카인을 혼합하는 것은 해당 한방 치료 자체의 효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함을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증 치료를 표방하는 약침이 그 자체로 충분한 효능을 발휘한다면, 굳이 현대의학의 전문의약품인 마취제를 섞어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불법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철저한 단속과 처벌 강화
한특위는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보건 당국이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는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의료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다. 법원이 리도카인 사용의 위법성을 명확히 판시한 만큼,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행정적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앞으로도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감시 활동을 지속하고, 국민들에게 정확한 의료 정보를 제공해 피해를 예방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환자의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이며, 이를 위협하는 어떠한 불법 행위에도 타협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