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부터 의사 연평균 668명 규모 증원 확정… 전원 지역의사제로 선발
정부가 2027학년도부터 5년 동안 의과대학 정원을 매년 평균 668명씩 늘리기로 최종 결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10일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의료 수요 폭증과 심화하는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의사인력 양성 및 지원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총 3,342명의 정원이 추가 배정되며, 증원 인원 전원은 특정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지역의사제’로 선발된다.

단계적 증원 통한 연착륙 유도… 2037년까지 3,542명 추가 배출
정부가 발표한 연도별 양성 규모를 살펴보면, 의학교육 현장의 부담을 고려해 단계적 증원 방식을 채택한 점이 눈에 띈다. 첫해인 2027학년도에는 기존 의대 증원분의 80% 수준인 490명을 우선 증원한다. 이어 2028년과 2029년에는 각각 613명을 늘리고,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 설립이 예정된 2030년부터는 증원 폭을 813명으로 확대한다. 5년간의 연평균 증원 규모는 668명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과학적 수급 추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2035년에는 약 1,535명에서 4,923명, 2040년에는 최대 1만 1,136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정심은 이를 토대로 2037년을 기준연도로 설정했다. 2027년부터 배출될 신규 의사들이 실제 현장에 투입되는 시점을 고려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증원 계획을 통해 2037년까지 총 3,542명의 의사가 추가로 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예상 부족분인 4,724명의 약 75%를 충원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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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지역의대’ 퇴출…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의료 공백 정조준
이번 증원 정책의 핵심은 ‘지역의사제’의 전면 도입이다. 2027학년도 이후 의대 모집인원 중 2024학년도 정원(3,058명)을 초과하는 증원분은 모두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된다. 선발된 학생은 학비와 실습비, 주거비 등을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면허를 취득하면 해당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 적용 지역은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강원, 충청, 영남, 호남, 제주 등 9개 권역이다.
특히 정부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무늬만 지역의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강화했다. 지역 의대가 대학 소재지를 벗어나 수도권 병원에서 실습을 운영하는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관계 법령을 개정한다. 앞으로는 정원 배정 시 주 교육병원의 소재지와 지역 내 실습 운영 비율을 주요 평가 지표로 활용하며, 소재지 중심의 임상실습 개선 계획이 미흡한 대학은 정원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는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지역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24·25학번 교육 지원과 인프라 확충에 5조 원 투입
급격한 정원 확대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병행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의대 교육 여건 개선에 2조 원, 전공의 수련 체계 혁신에 3조 원 등 총 5조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국립대 의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및 시설 개선 지원금을 대폭 늘리고, 기초의학 40명과 임상의학 290명 등 총 330명의 국립대 전임교원을 우선 증원했다.
또한 24학번과 25학번 학생들의 대거 복학으로 인한 ‘교육 더블링’ 현상에도 밀착 대응한다. 분기별로 교육부 모니터링단을 가동해 대학별 강의실과 실습실 확보 현황을 점검하고, ‘의대교육자문단’을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한다. 대학병원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병원 AI 진료 시스템 도입에 142억 원을 신규 투자하고, 10개 국립대병원 모두에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건립해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첨단 모의실습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의료계 “교육 인프라 붕괴” 유감 표명 속 정면충돌 예고
정부의 강행 의지에 의료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원 확정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와 정치적 논리에만 매몰된 결정”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의협은 특히 2025년 사태로 휴학했던 학생들이 복귀하는 시점과 이번 증원이 맞물리면 의학교육 현장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교육 불가’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계는 의학교육평가원이 제시한 교육 가능 상한선인 ‘정원 대비 10% 증원’ 원칙이 철저히 무시됐다고 비판한다. 또한 현재의 수급추계위원회가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기형적 구조라고 지적하며, 추계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위원회 구성을 전면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의료사고 형사 처벌 면책 법제화와 적정 보상 등 필수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유인책이 선행되지 않는 한 숫자 늘리기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의료 대전환의 시작, 재정 자립 위한 ‘특별회계’ 신설
정부는 이번 증원 결정을 지역·필수·공공의료 개혁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7년 1월부터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한다. 담배 개별소비세 등을 재원으로 연간 1.1조 원 이상의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해, 건강보험 수가만으로는 보상이 어려운 필수의료 분야와 지역 의료 인프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증원 결정은 우리 보건의료가 피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는 공통된 인식하에 이루어낸 결과물”이라며,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육, 수련, 진료 환경을 통째로 바꾸는 의료 대전환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고 교육 현장의 준비 기간이 촉박한 만큼, 향후 실제 대학별 정원 배정 과정과 교육 여건 검증을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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