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입 급감 영향권, 미국 무역적자 16년만에 최소 기록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 예고가 현실화되면서, 2025년 10월 미국의 무역 적자가 16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8일, 지난해 10월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가 294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 달 전인 9월 대비 188억 달러(-39.0%) 급감한 수치이며, 2009년 6월(272억 달러 적자) 이후 16년 만에 최소 규모다. 이러한 수치에 대해 2025년 12월 5일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수입업자들의 행동을 완전히 바꿨으며, 특히 의약품 분야에서 그 영향이 극단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같은 적자 축소의 결정적인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의약품 품목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내 제약업체들의 선제적인 재고 축적 움직임이 있었다.
수출은 3,020억 달러로 전월 대비 78억 달러(2.6%) 증가했고, 수입은 3,314억 달러로 전월 대비 110억 달러(-3.2%) 감소하며 적자 폭 축소에 기여했다. 특히, 수입 감소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의약품 조제용 물질(의약품 제제)이었다. 의약품 제제 수입은 전월 대비 143억 달러나 줄어들며, 전체 수입 감소를 주도했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가장 적은 의약품 제제 수입액이다.

16년 만의 최소 적자: 수출 증가와 의약품 수입 감소의 복합 작용
미국의 2025년 10월 상품 수입액은 2,537억 8,700만 달러로, 전월(2,652억 4,800만 달러) 대비 114억 6,100만 달러 감소했다. 이 수입 감소의 상당 부분은 의약품 제제 품목에서 기인했다. 2025년 10월 의약품 제제 수입액은 138억 6,500만 달러로, 미국의 전체 상품 수입액 중 5.5%의 비중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이 수치가 전월인 9월의 281억 7,900만 달러 대비 무려 50.8% 감소한 규모라는 사실이다. 금액으로는 143억 1,500만 달러가 줄어들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10월 1일부터 의약품에 100% 품목 관세를 부과할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2025년 9월 28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게리 허프바워(Gary Hufbauer) 수석연구원은 “제약회사들은 불확실성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재고를 미리 쌓아두는 쪽을 택한다”며 “10월의 수입 절벽은 예견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제약업계는 관세 부과를 회피하기 위해 9월 이전에 대규모 재고를 확보하는 ‘수입 앞당기기’ 전략을 실행했고, 이로 인해 10월 수입 실적이 급격히 위축됐다.
다만,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상품 수입액은 2조 8,758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07억 1,400만 달러 증가했으며, 의약품 제제 누적 수입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83억 2,100만 달러 증가한 2,496억 4,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관세 부과 일시 중단 배경: 최혜국 약가 인하 협상 집중
당초 예고됐던 100% 의약품 품목 관세는 현재까지 실제 부과되지 않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글로벌 제약사 간의 ‘최혜국(MFN) 약가 인하’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부과 계획을 일시 중지하고 화이자 등 유명 브랜드 의약품을 보유한 거대 제약회사들과 개별적인 추가 계약을 협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협상을 통해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릴리, 노보노디스크 등 주요 제약사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최혜국 약가 인하 합의를 통해 3년간 관세 면제를 받기로 했다. 실제로 2025년 11월 20일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발 기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면제’를 미끼로 제약사들로부터 미국 내 약가 인하 확답을 받아내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를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이 적용된 사례로 꼽았다. 국가 차원에서도 2025년 12월 1일 영국산 의약품에 대해 3년간 무관세를 적용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이처럼 관세 부과가 협상 카드로 활용되면서, 제약업계는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개별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불확실한 관세 시기: 트럼프 잔여 임기 3년 내 재부과 가능성 상존
의약품 품목 관세 부과 시기는 여전히 미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2025년 1월 20일~2029년 1월 20일)가 앞으로 3년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언제든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관세 카드를 재차 꺼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2026년 1월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제약사들의 약가 인하 이행 여부를 분기별로 점검할 계획이며, 이행이 미진할 경우 관세 부과는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제약업계의 선제적 수입 전략으로 인해 2025년 10월 미국의 무역 적자가 일시적으로 크게 줄어들긴 했으나, 이는 근본적인 무역 구조 개선보다는 정책적 불확실성이 만들어낸 단기적인 현상으로 분석된다.
특히, 관세 부과가 잠정적으로 중단된 것은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에 동의하는 대신 관세 면제를 얻어내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제약사들에게도 약가 정책과 관세 정책이 연동된 복잡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관세 부과 여부와 그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추가적인 정책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놓치면 후회하는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