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수컷의 필사적 희생 분석 결과 암컷의 영양 섭취가 산란 수와 알의 건강 상태를 직접 결정했다.
사마귀의 번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컷의 동족 포식 현상이 단순한 공격성이 아닌 자손 번식을 위한 생물학적 전략임이 확인됐다. 교미 직후 또는 과정에서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행위는 수컷의 신체 조직을 영양분으로 전환하여 알의 발육과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현상은 곤충학계에서 성적 동족 포식(Sexual Cannibalism)으로 정의되며, 최근 정밀한 실험을 통해 그 구체적인 수치와 경로가 규명됐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한 영양분 이동 경로 추적
2016년 6월 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된 뉴욕 주립대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 교수와 홀거 리어호프(Holger Leerhoff) 연구팀의 연구(‘Sexual cannibalism increases male reproductive success in a praying mantis’) 결과에 따르면, 수컷의 신체 성분은 암컷의 체내를 거쳐 알로 직접 전달됐다. 연구팀은 수컷 사마귀의 신체 조직에 방사성 동위원소인 탄소-14(C-14)를 주입한 뒤 암컷과의 교미를 유도했다. 교미 후 수컷을 잡아먹은 암컷과 그렇지 않은 암컷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수컷을 섭취한 암컷의 알에서 방사성 표지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실험 데이터에 따르면 수컷이 제공한 아미노산의 약 90%가 암컷의 난소와 생성된 알에서 발견됐다. 이는 수컷의 희생이 단순히 암컷의 공복을 채우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자손의 초기 형성 단계에서 핵심적인 영양 공급원 역할을 수행했음을 입증한다. 특히 수컷의 머리 부분보다 몸통 부위의 섭취가 알의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수컷 섭취 여부에 따른 산란 수와 번식 효율 비교
수컷을 잡아먹은 암컷은 번식 성공률 측면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윌리엄 브라운 교수팀의 통계에 따르면, 교미 후 수컷을 섭취한 암컷은 평균 88개의 알을 낳은 반면, 수컷을 먹지 못한 암컷은 평균 37개의 알을 낳는 데 그쳤다. 산란 수에서 약 2.4배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수컷의 희생이 차세대 개체 수를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라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알의 무게와 부화 후 유충의 생존력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수컷의 영양분을 공급받은 알은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저항력이 더 강했으며, 부화한 유충들의 초기 성장 속도 역시 상대적으로 빨랐다. 수컷은 자신의 생명을 잃는 대신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자손들이 더 많이, 그리고 더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셈이다. 이러한 행동은 개체의 생존보다 종의 번식을 우선시하는 진화 생물학적 선택의 결과로 풀이된다.

성적 동족 포식의 발생 빈도와 환경적 요인
모든 사마귀 교미에서 동족 포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야생 상태에서 사마귀 수컷이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비율은 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약 13%에서 28% 사이로 보고됐다. 포식 발생 여부는 주로 암컷의 영양 상태에 의해 결정된다. 암컷이 충분한 먹이를 섭취하지 못한 상태일수록 수컷을 먹이로 인식할 확률이 높아지며, 이때 수컷의 희생은 번식을 위한 필수적인 영양 보충원이 된다.
수컷 역시 포식을 피하기 위한 행동 양식을 보인다. 수컷은 암컷의 시야 밖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거나, 암컷이 다른 먹이를 먹고 있는 틈을 타 교미를 시도한다. 그러나 일단 포식이 시작되면 수컷은 저항하기보다 교미를 지속하는 경향을 보인다. 심지어 머리가 먹힌 상태에서도 수컷의 신경계는 복부의 교미 동작을 계속 수행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마지막 순간까지 정자를 전달하고 영양분을 제공하는 이중의 역할을 수행한다.
곤충 생태계의 영양 전달 메커니즘과 학술적 가치
사마귀의 사례는 곤충 생태계에서 부모 개체의 영양분이 자손에게 전달되는 가장 극단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잔혹한 자연의 섭리가 아니라, 한정된 자원 속에서 번식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계산된 행동이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데이터가 다른 절지동물의 번식 전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현재까지의 연구는 주로 중국사마귀(Tenodera sinensis)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향후 다양한 종에서의 비교 연구가 지속될 예정이다.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수컷의 투자가 자손의 질적 향상에 직결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사마귀 수컷의 행동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자신의 유전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필사적인 투자 행위로 정의된다.

